* 2016년 6월 11일 토요일 - Max. Elevation : 2,277m |
때를 제대로 맞추지 못해 기회를 맞출 수 없었던 Big Beehive 를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오기로 한다.
|
||
** YouTube 동영상 후기 보기 ** |
보통 바로 오르고 내려오면 약 4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은데 나는 시간이 많으니 천천히 푹 눌러 앉으며 다녀서 8시간이 넘게 걸렸다.
레이크 루이즈 주차장에서 시작해서 Mirror lake 와 Lake Agnes를 거쳐 Big Beehive 정상에서 점심을 먹고 Lake Agnes 반대편 아래로 바로 내려가서 Highline trail 과 합류,
Mirror lake 를 통해서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Topo Map
Google Map
Elevation VS. Distance
-------------------------------------------------------------------------------------------
올해는 Lake Louise 만 오면 이상하게 날씨가 안 좋다.
오늘도 비가 눈으로 바뀌어 엄청나게 쏟아진다.
출발을 잠시 미뤘다가 눈이 멈춘 사이에 탈출 성공.
이렇게 궂은 날씨에도 주차장은 벌써 가득찼다.
하늘은 흐리지만 저기압으로 호수가 한층 고즈넉하다.
상쾌하지만 싸늘한 공기를 가르며 오늘의 첫 목적지 Lake Agnes 로 향한다.
요즘 아저씨가 되어서 그런지 괜시리 나뭇잎 물방울만 보면 이뻐 보인다.
길게 이어지던 트레일이 90도 꺽이는 부분이 발아래 레이크 루이즈가 내려다 보여 첫번째 휴식 취하기 가장 좋은 곳이다.
트레일은 Mirror lake 로 이어진다.
괴상한 날씨에 기대하지 않고 올랐는데 Mirror lake 가 이렇게 아름답게 빛난다.
Big Beehive 가 구름 뒤로 모습을 감췄다.
간식을 간단하게 먹고 다시 호수 오른쪽으로 돌아 올라간다.
나무 사이로 오늘 올라갈 Big beehive 가 보인다.
구불구불 트레일을 따라 올라 Lake Agnes 의 물이 흘러 내려가는 폭포가 보이면 다 도착했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계단을 타고 오른다.
Agnes 에 도착하자 갑자기 맑아진 하늘.
호수 뒤로 황홀하게 흘러가는 구름이 아름답다.
시끌벅적한 찻집앞을 지나 오른편으로 조금만 돌아가면 조용히 혼자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호수 건너편 Big Beehive 가 눈 앞으로 다가왔다.
오늘의 목적지는 Agnes 호수가 아닌 Big Beehive 이므로 호수 오른편 트레일을 따라 반대편까지 이동한다.
몇일동안 내린 눈으로 다른 세상이 되어 버렸네.
호수 반대편에서 바라본 Agnes 와 찻집.
트레일은 반대로 꺽여 지그재그로 올라간다.
Larch 나무 사이로 찻집이 가깝게 보인다.
아래에서 봤던 것과는 다른 색깔로 빛나는 Agnes.
Larch 나무가 많아 노란색으로 옷을 바꿔입는 가을에 오면 환상적일 것 같다.
내린 눈이 녹으면서 길이 미끄러워 운동화를 신고 온 사람들은 위험하게 내려가거나 오르기 쉽지 않다.
하이킹도 좋지만 변화무쌍한 록키 날씨에 맞게 준비를 철저히 하고 와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잠시 숨을 고르면서 바라본 Mount Niblock 2,976m
Whyte 2,990m
가파른 경사길을 무사히 오르면 왼편으로 꺽어 능선을 따라 Big Beehive 까지는 평지길이다.
이곳도 Larch 나무 천지다.
능선을 재미있게 걸으면 끝지점에 짠하고 나타나는 Big Beehive 전망대.
반대편에 있는 Little Beehive 처럼 산불 감시탑으로 알고 있었는데 1916년에 대피소로 만들어진 곳이란다.
대피소에서는 안보이지만 샛길로 조금만 내려가면 발 아래로 Agnes 호수가 살짝 보인다.
그리고 가장 하이라이트인 Lake Louise.
발 아래로 Lake Louise 전체가 펼쳐진다.
왼편 절벽 아래에 있는 Mirror Lake.
에메랄드 빛으로 환하게 색깔을 뽐내는 Lake Louise 와 호텔 Chateau Lake Louise.
호수 반대편 빙하에서 녹아내린 물이 호수로 흘러 들어가는 길이 보인다.
내 발 아래 Lake Louise 를 두고 차 한잔을 마시는 이곳이 바로 백만불짜리 산중 찻집이 된다.
건너편 또 다른 전망대인 Little Beehive.
2012년에 가족 모두가 올랐던 추억이 있는 곳이다.
Lake Louise 건너편 몇주 전 올랐던 Fairview Mountain 2,734m
신기하게 그때보다 눈이 더 많아졌다.
한바탕 단체 하이킹족들이 지나가고 혼자 남겨진 내 앞에 홀연히 모습을 보인 산다람쥐.
내 주위를 한참 맴돌며 음식을 원하지만 혼자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사람의 손길이 닿으면 안된다.
2시간을 정상에서 혼자 놀다가 눈발이 점점 굵어져서 터줏대감 다람쥐와의 인연을 뒤로 하고 하산을 한다.
내려갈때는 올라올때 거쳐갔던 Lake Agnes 쪽이 아닌 반대편 Lake Louise 방향으로 바로 내려간다.
점점 더 굵어지는 눈발, 하지만 이런 분위기에 숲길을 걷는 것도 낭만이 있다.
거의 직선으로 내려오면 Highline trail 과 만난다.
왼편으로 가면 Plain of Six Glaciers 로 가고 오른편으로 가면 올라올때 지나쳤던 Mirror lake 를 거쳐 내려가게 된다.
트레일 전망 포인트에서 다시 만난 Lake Louise 는 눈속에 감춰져 있다.
희미하게 보이는 호수.
눈발이 약해지며 조용한 숲길로 되돌아 간다.
다시 만난 Mirror lake 는 아침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8시간 만에 다시 만난 Lake Louise 는 더 선명한 모습이다.
호수 끝 Victoria 빙하가 자세히 보인다.
쏟아져 내릴 것 같이 위태하게 붙어 있는 빙하들.
간식을 먹으며 빙하 감상을 마치고 내가 좋아하는 Moraine lake 로 이동.
Fay 빙하가 오늘따라 선명하다.
저녁 8시의 Moraine 호수는 처음이다.
거울처럼 빛나는 호수.
아침과는 다른 모습에 관광객들도 없어서 너무 좋다.
이제부터 Moraine 호수는 저녁때 와야겠다.
-------------------------------------------------------------------
Big Beehive 는 예전부터 올라오고 싶었던 곳 중 하나였는데 이상하게 Lake Louise 에서는 나와 인연이 닿지를 않았다.
또한 오기만 하면 이상하게 눈이나 비가 내려버리는 Lake Louise 지만 이번에는 맑은날보다 더 아름다움 모습을 보여주었다.
구름 사이로 살짝살짝 모습을 들어내던 Lake Louise 와 하얀 솜처럼 흩날리던 눈들의 춤.
여름에는 느낄 수 없는 다른 풍경과 분위기를 선사해준 Big Beehive.
이제서야 닿지 않았았던 인연의 끈을 이을 수 있게 되었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