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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door/Scrambling

[Alberta/Canmore] Ha Ling Peak - 2,470m


* 2017년 6월 2일 금요일


- Max. Elevation : 2,470m
- Elevation Gain : 820m
- Total ascent : +831.1m/-832.3m

- Odometer : 6.7km
- Total time : 4.2 hours



 


2017년은 나에게나 우리 가족에게 여러가지 의미로 인생의 전환점 같은 한해가 된다.

하루하루를 헛되이 보낼 수 없어 인생에 남을 만한 기억과 추억을 만들고자 그 동안 꼭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리스트에 넣어 한발자국씩 천천히 실행하고자 한다.

 2007년 생애 처음으로 혼자 올랐던 록키의 첫산 Ha Ling(2007년 후기 보기) 을 시작으로 리스트의 1번을 삭제하며 2017년을 힘차게 시작한다.


   

** YouTube 동영상 후기 보기 **


Goat Creek 주차장에서 시작해서 트레일을 따라 정상까지 올라 되돌아 오는 캔모어에서 가장 있기 있는 등산 코스다.

Topo Map


Google Map


Elevation VS. Dist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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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날씨와 산의 상태를 확인해 가며 6월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선택한 첫산행지인 Ha Ling 은 처음 올랐던 2007년도 6월 2일이였고 오늘도 10년뒤인 2017년 6월 2일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이곳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산행지다.


금요일 퇴근 후 바로 출발했는데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심한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린다.

차에서 오늘 산행을 접어야하나 한참 고민하고 있는데 거짓말처럼 하늘이 다시 맑아진다.

시간을 속절없이 차안에서 지체해서 서둘러 출발한다.

주차장 건너편 Whitemans Pond 로 흘러 들어가는 작은 운하를 건너가면 바로 트레일 입구가 보인다.


10년만에 다시 찾은 트레일 입구는 이쁜 동판으로 Ha Ling 간판을 달고 있다.


오랫만에 자연의 숨결을 느끼며 울창한 숲길을 따라 천천히 오른다.


트레일은 숲길을 따라 일정한 경사로 지그재그를 이루며 정상까지 올라가게 된다.


몇번을 돌아 제법 높이 올라서면 드디어 나무 사이로 올라왔던 뒷편이 보이기 시작한다.

6월 초이지만 Goat산의 능선은 아직도 눈이 가득하다.


서쪽으로 이어지는 Goat Creek Trail 은 밴프가까지 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준다.


그전에도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위험 구간은 통나무로 재정비를 해 놓아서 안심이다.


혼자기 때문에 천천히 서두를 것 없이 1시간여를 올라오니 드디어 수목한계선이다.

그늘진 곳에는 아직도 눈이 녹지 않고 있다.


이제부터는 난코스라고 불리는 약간은 험난한 지역.

정상까지 급경사로 직선 구간이다.


Ha Ling 정상과 쌍둥이처럼 앉아 있는 오른편 Miner's peak 2,408m 사이의 움푹 파인 Col은 잠시 숨을 고르기 좋은 곳이다.

캔모어와 1번 고속도로 그리고 Bow Valley 가 동쪽으로 이어지는 것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잠깐 쉰 후 다시 정상까지 한번에 오른다.


드디어 10년만에 다시 정상에 올랐다.

1시간 30분에 올랐던 10년전 기록에 비해 10분 늦어진 1시간 40분에 도착.


북서쪽 건너편의 EEOR(East End of Rundle)이 어깨를 나란하게 놓고 있다.

2013년 장인어른과 올랐던 산이여서 나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다.


반대편 Bow Valley 가 이어지는 곳.

시원한 경치다.


발 아래 Whitemans Pond의 색깔이 선명하다.


캔모어 시내 전경.


작은 모래사장이 있어 여름에 물놀이 장소로 유명한 Quarry Lake


Bow 강을 가로지르는 1번 고속도로.


EEOR 의 서쪽끝 Rundle 산의 진짜 정상이 선명하게 보인다.

2007년 9월에 크리스와 함께 올랐던 산행높이만 1,570m 였던 산이였는데 아무 생각 없이 갔다가 혼쭐이 났던 곳이다.

그래도 엄청난 정상에서의 경치는 아직도 눈에 선하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산 정상의 작은 대피소.

비가 온뒤에 갑자기 낮아진 기온과 더불어 엄청난 강풍이 불어서 정상에 서 있기 조차 힘들었는데 이 대피소 덕분에 잠시나마 몸을 추수릴 수 있었다.


혹시 몰라서 가져온 장갑과 목도리가 보온 역할을 충분히 해주었다.

대피소에서 저녁을 먹고 반대편 Miner's peak 까지 돌아서 내려가려고 했지만 너무 시간이 늦어 이번에도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하산을 한다.


올라올때보다 내려갈때 Spray Valley 를 내려다 보며 하산할 수 있어 경치가 더 멋진 곳이다.

하지만 바람이 너무 불어서 눈도 뜨고 있기 힘들다.


계획했던 Miner's peak 을 건너뛰어 시간의 여유가 생겨 최대한 천천히 10년의 추억을 음미하며 하산하다.


다시 주차장에 도착하니 Rundle 산 뒤로 넘어가려는 해가 마지막 안간힘을 쓰며 버티고 있다.


정상에서는 그렇게 불던 바람이 산아래는 거짓말처럼 고요하다.

덕분에 차 한잔을 마시며 오랫만에 록키의 노을을 즐긴다.


아름다운 Spray 호수를 기대하고 왔는데 바짝 말라 버린 모습에 실망이 컸다.

몇주 뒤 산 정상의 빙하와 물이 녹아 내려 호수를 가득채워 아름다움을 다시 뽐낼 때 다시 찾아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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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록키의 여름은 해가 길지만 청명한 하늘과는 반대로 바람이 너무 불고 기온이 낮아서 정상에서 오랜 시간 10년만의 추억을 되새기기 힘들어서 아쉬웠다.

정상까지 오른 시간이 예전보다 엄청 느릴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서두르지 않았는데도 10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는 것에 나름 놀랐다.

그리고 Ha Ling 도 여전히 변함없이 즐겁고 아름다운 경치를 선사해 주었다.

평일 저녁이여서 사람들도 많지 않아 조용했고 옛친구를 다시 만난 것 처럼 반갑고 오래된 사진을 다시 들쳐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제 2017년의 나의 버킷 리스트 Bucket List 가 시작되었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