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30 금요일 - 11월 1일 일요일
눈이 오기 전 날씨 좋을때 캠핑을 가자고 크리스와 합의를 보고 바로 주말에 출발.
이번에는 좀 더 길게 가려고 금요일 퇴근 후 바로 출발해서 일요일 저녁때 돌아오는 2박 3일로 정했다.
날씨가 좋다는 예보여서 기대를 가득 가지고 1A 고속도로를 타고 북서쪽으로 달린다.
Sundre 쪽으로 올라가지 않고 이번에는 코크레인을 지나 40번 도로로 바꿔타고 북쪽으로 올라간다.
Ghost 지역을 지나서 포장도로는 비포장으로 바뀐다.
겨울이 오기전에 도로정비를 한다고 비포장 도로를 깨끗하게 닦아 놓고 있었다.
어디로 갈까 한참 고민을 했었는데 올해 봄에 갔었던 Fallen Timber creek 으로 낙점.
몇시간뒤면 해가 지기 때문에 또 다른 곳을 찾기에는 시간이 많이 모자란다.
길상태가 좋지 않아 진입하는데 고생을 좀 했다.
일찍 출발한 덕분에 아직 해가 많이 남아 있어서 주변을 천천히 걸어 돌아봤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숲속에 누가 이런 멋진 오두막집(?)을 지어 놓았다.
겉모습은 오싹하지만 실내는 아주 아늑하게 꾸며 놓았다.
연통이 있는 난로도 있고 침상도 있어서 추운 한겨울에도 거뜬할 것 같다.
물론 두사람이 자기에는 비좁지만...
Fallen Timber creek 은 봄과는 달리 수량이 많아졌다.
물도 얼마나 깨끗한지 조그마한 물고기들도 그대로 보인다.
너무나 맑은 날씨에 밤하늘에는 별들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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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맥시코 해변에 있는 것처럼 서두를 것 없이 느긋하게 10시가 되어 천천히 일어났다.
크리스가 새로 구입한 300불 가까이 하는 Underquilt 는(해먹밑에 설치하는 오리털 침낭) 그 값어치를 톡톡히 해냈다.
등이 후끈후끈해서 꼭 절절 끓는 아랫목에서 자는 것처럼 편안한 밤이였다.
이것만 있으면 겨울 캠핑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역시나 가격이 문제. 미국에서 주문했는데 약 $280. 캐나다 달러로 하면 가격은 엄청나게 올라간다.
http://www.hammockgear.com/incubator-0/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서 크릭에는 이런 멋진 얼음꽃이 피었다.
해변에 온것처럼 느긋한 아침.
브런치로 모닥불에 잉글리쉬 머핀을 해먹는다.
점심은 크리스가 손수 만든 피타.
만들기도 쉽고 정말 맛있다.
휴가차 왔으니 모닥불앞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세상 편안하게 쉰다.
푹 쉬고 저녁으로 먹을 모닥불 통닭구이를 위해 조금 힘을 써서 작업을 시작.
나무로 이리저리 역어서 닭한마리를 모닥불에 걸었다.
그리고 인간 모터가 슬슬 돌린다.
이곳은 전기가 없는 오지이니 무엇이든 수동으로 해야한다.
몇시간동안 열심히 돌린 결과 아주 먹음직스럽게 구워졌다.
그리고 사이 좋게 닭다리 한개씩, 날개 한개씩을 나눠서 맛나게 저녁을 먹는다.
크리스가 염지를 제대로 해와서 냄새도 맛도 일품이였다.
이렇게 아름다운 두번째 밤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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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어제와는 달리 하늘이 흐려지더니 점심이 지나자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많이 내리지 않아 집에 가는데 부담은 없었지만 왠지 모닥불과 눈이 묘하게 잘 어울린다.
일요일 저녁 늦게 끝까지 푹 놀고 집으로 향한다.
캠핑은 아무것도 안해도 재미가 있는게 묘한 매력이다.
다음 캠핑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