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9일 토요일
금요일 저녁 백팩킹으로 Elbow Lake 에 도착한 뒤 바로 어두워져서 잠깐의 모닥불로 아쉬움을 달랬다.
어제와는 180도 다른 화창한 토요일 날씨다.
점심을 일찍 먹고 Elbow Lake 에서 가장 유명한 하이킹 트레일인 Rae 빙하를 보러 출발~
Topo Map
Google Map
Elevation VS. Dist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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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bow 호수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약간의 거리와 고도 이득이 있다.
그래도 왕복 약 6km 이상을 걸어야하고 최고 높이 2,340m 까지 올라가야하니 약간은 힘든 코스가 되겠다.
호수를 왼편에 끼고 천천히 숲길을 걸어서 간다.
아침 일찍 스키를 가방에 얹고 빙하에서 신나게 놀고 하산하는 사람이 있다.
지금보다 눈이 더 많았을때는 여름에도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하는데 지금은 빙하가 거의 없어져서 재미있게 탔을지 모르겠다.
중간에 이쁜 연못이 있어서 잠시 휴식.
물속에 이끼는 많았지만 물이 얼마나 깨끗하던지.
숲길을 벗어나자 트레일은 90도로 꺽여 남쪽으로 방향을 튼다.
Elbow 강의 시작점.
작은 개울을 따라 저 멀리 보이는 Rae 빙하까지 올라가야한다.
돌들이 많아 걷기가 약간 힘들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하이킹을 시작한다.
개울을 따라 걷다가 다시 트레일은 숲길로 들어선다.
갑자기 급격히 높아지는 경사를 힘내서 올라선다.
수목한계선에 다다르면 이 트레일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에 도착한다.
뒤를 돌아보면 우리가 출발했던 Elbow 호수는 보이지 않지만 호수 뒷편 Elpoca 산과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밸리를 따라 저 멀리 Tombstone 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 포인트에서 잠시 휴식후 다시 올라간다.
까마득하게 보이는 빙하가 이젠 제법 가까워졌다.
아래에서 올라다보면 모습과 바로 옆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확연히 틀리다.
전망 포인트를 지나면 갑자기 사방이 돌뿐이다.
이제부터 개울 오른쪽을 따라 험난해 보이는 트레일을 따라 올라가야한다.
날씨가 너무나 좋아서 개울옆 명당자리에 자리를 펴고 경치 감상.
이곳에서도 Rae glacier 는 선명하게 보이지만 빙하라고 하기에는 이젠 무색할 정도로 아무것도 없다.
잠시 휴식후 험난한 트레일을 따라 다시 오른다.
트레일 상태는 그렇게 좋지 않지만 바로 옆에 시원한 물줄기가 흘러서 지루하지 않다.
2013년 홍수때 트레일이 많이 망가진것으로 보인다.
무너져 내린 곳이 많지만 그동안 사람들이 많이 올라서 길이 만들어져 있기는 하다.
오르락 내리락 이어지는 험난한 트레일.
잠시 뒤를 돌아보니 엄청나게 올라와 있다.
정상까지 마지막 약 1km 를 남겨두고 개울을 벗어나 경사가 장난이 아닌 돌길을 타고 오른다.
끝이 보이지 않게 멀어 보였던 정상이 바로 코 앞으로 다가왔다.
드디어 2,350m 가장 높은 지점에 도착했다.
빙하 바로 앞까지 가볼 수도 있지만 빙하는 이젠 사라지고 없어서 이곳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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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때문인지 아니면 더 이상 빙하가 있을 수 없는 지형으로 바뀌어 버린 것인지 아무튼 안타깝다.
눈위에 선명하게 난 스키 자국.
아마도 올라올때 만난 스키를 메고 하산하던 사람의 흔적인 것 같다.
빙하가 없으니 우리가 올라오던 뒷편이 더 볼만하다.
한눈에 들어오는 Tombstone 산.
3,035m
왼편에 자리 잡은 Elpoca 산.
하늘 위로 쏟은 봉우리들이 장관이다.
3,029m
Mount Rae 빙하 아랫쪽에 만들어진 Tarn.
아랫까지 내려가 봤지만 물색깔이 영 아니다.
원래 빙하가 녹아서 만들어지면 옥색이 나야하는데....
협곡이여서 바람이 심하게 불어 오래 앉아 주변 풍경을 감상하고 싶었지만 하산을 한다.
내려가는 길은 오른쪽 능선을 약간 돌아 개울로 내려간다.
이곳이 바로 Elbow 강의 시발점인 것 같다.
이곳은 아직도 녹지 못한 눈이 한가득이다.
아랫쪽 공간이 상당해서 눈위를 걷는 것은 위험하다.
이 트레일의 백미는 하산이다.
내려가면서 보는 풍경이 너무나 멋있다.
올라올때는 무너진 내린 돌들과 잔돌로 정신이 없었는데 내려갈때는 한결 여유롭다.
V 자 협곡을 따라 펼쳐지는 장관.
뒤돌아봐도 앞을 봐도 감동이다.
수목 한계선에 다시 다다르니 걷기가 수월해진다.
좁은 숲길은 조금전 돌 천지였던 트레일과는 다른 세상이다.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사방을 둘러 쌓고 있다.
올라올때 미쳐 둘러보지 못한 전망 포인트.
Rae 빙하까지가 힘들다면 이곳까지만 올라와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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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갈때는 힘들었지만 내려올때는 언제나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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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힘들었던 하이킹이였다.
Elbow lake 주차장에서 시작했다면 시간, 거리, 고도까지 상당했을 하이킹이였지만 우리는 그나마 Elbow Lake 에서 출발해서 다행이였다.
수목한계선 이후부터는 트레일이 선명하지 않고 무너져 내린 돌들과 미끄러운 잔돌때문에 정상까지 올라가기가 쉽지 않았지만
정상에서의 풍경은 잊지 못한 것이다.
아쉽게도 지구 온난화(?) 때문에 빙하는 볼 수 없었지만....
이번에도 또 한번 즐거운 가족 하이킹의 추억을 만들었다.
이상.
꼼틀 꿈틀 캐나다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