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몬트리올] 제2의 프랑스 // 2003년 7월 2일 수요일
| * 7일째 2003년 7월 2일 수요일 오전 오후 |
아침 7시에 기상. 숙소와 버스 디포가 가깝지만 8시 차를 타기 위해서는 서둘러야했다.
아침은 편의점에서 산 우유와 빵($3.41)으로 대신했다. 오타와와 몬트리올 구간은 특별하게 VIA 기차도 그레이 하운드 버스 패스로 이용 가능한데 기차역이 너무 멀어 이건 포기했다. 기차도 한번 타보고 싶었는데....
-이번에는 Voyageur 버스를...
.2시간을 넘게 달려 도착한 몬트리올. 함께 버스에 탄 사람들이며 거리의 모든 간판들이 모두 프랑스말 뿐이다. 여기서는 영어가 제2언어가 되는 것이다. 마치 캐나다가 아닌 몬트리올이라는 다른 나라에 온 것 같다.
터미널에 내리자마자 찍어둔 숙소에 전화를 해봤더니 마침 방이 있단다. 버스 디포에서 약간 멀긴 하지만 그래도 제일 가까운곳이라 가보기로 했다.
버스 디포 밖에서 펼쳐지는 광경은 이제까지 우리가 봐왔던 캐나다의 모습이 아니였다. 우리를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은 프랑스말을 쓰며 교통 표지판은 프랑스어. 몬트리올 사람들이 성격이 급하고 놀기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신호등을 건널 때 아무도 인도 안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없다. 모두 3-4 걸음 도로 밖으로 나가서 기다리며 노란불이 들어올 때 건너간다. 차가 달려오는 것도 절대 상관하지 않는다. 파란불에 건너가는 것은 우리뿐... 차들도 이런 환경에 익숙한 듯 보인다.
-프랑스어 교통표지판에 이상한 신호등
.신호등도 저렇게 생겼다. 자동차와 사람이 함께 쓰는 신호등인가 보다.
다른곳과 틀리게 버스 디포 오른쪽으로 호텔이 제법 있다. 걸어갈 필요없이 여기서 자는게 나을 것 같아서 하룻밤에 얼마냐고 물어봤더니 90달러란다..? @.@ 너무 비싸서 나가려고 하자 얼마를 생각하냐고 묻더군. 그래서 우린 65불 정도면 좋겠다고 했더니 그럼 그렇게 하란다. 역시 성격 화끈하군. 그래서 뜻하지 않게 65불에 자게 된다. 몬트리올에서는 호텔도 흥정이 가능하다. 버스 디포에서 2분 거리.
-오늘의 우리 호텔
.그러나 방은 정말 작더군. 유럽은 안가봤지만 유럽풍 분위기가 물씬..~
-창문도 없다
다행히 선풍기가 있어 버틸만 하군.
-화장실
. 버스 디포에서 가까우니까 그런대로 괜찮다. 짐을 풀고 TV를 켜보니 마침 2010년 동계올림픽 선정지를 추첨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평창도 이번에 후보지로 올라갔는데 과연 뽑힐지 가슴이 두근두근. 총 후보지는 3곳. 캐나다 벤쿠버, 유럽 오스트리아, 그리고 우리나라 평창. 외국에서 보는 우리나라 홍보 비디오는 또 다른 맛이 나더군.
이거 보느라 12시까지 못나갔는데 결과는 벤쿠버. 쩝..~ 벤쿠버와 힘든 겨루기를 했지만 다음 동계올림픽을 기대해 본다.
오늘은 시내 주변을 돌아보고 내일은 구시가와 약간 외곽쪽을 돌아보기로 했다. 역시 오늘도 무조건 걷는다.
버스 디포와 가장 가까운 역은 위깜 대학역. 이 길을 따라 쭈욱 콩코르디아 대학역까지 걸어가면 주요 볼거리들을 대부분 볼 수있다. 가는 도중에 예술센터를 지나게 되는데 마침 째즈 페스티벌을 하더군. 후에 안 사실이지만 몬트리올 째즈 페스티벌이 대단히 유명하다고 한다.
점심시간이라 모두 인도에 나와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이런 것도 유럽적분위기라고 해야하나...? 대부분 가게들도 날씨가 무척 더운데도 불구하고 모두 창을열고 손님들도 길쪽 야외 탁자에서 먹는 걸 즐긴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야외 탁자를 고집하는 걸 보면 이곳사람들이 프랑스 사람들이라는 걸 느낄 수 있다.
-유럽의 거리를 걷는 것 같다
.현대적 빌딩들과 유럽적 색체가 깊은 오래된 빌딩들이 한자리에 공존하고 있는 거리를 걷다보니 마치 유럽의 길을 걷고 있는 것같은 착각에 빠진다. 그져 걸어다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점심시간의 공원 풍경
.어딜 가던지 저렇게 점심시간에는 공원이나 밖에 나와서 먹는 걸 즐기는 몬트리올 사람들. 이걸 보니 우리도 슬슬 배가 고파지네. 오늘의 점심은 한국식으로 먹기로 전격적으로다가 결정.
-콩코르디아 대학 근처에 있는 만나 분식
.캐나다에 와서 처음 사먹어보는 한국 음식이라 벌써부터 기대가 꽁딱꽁딱. 들어서나 마자 풍겨오는 한국 냄새와 "어세오세요"라는 정겨운 소리.
-뭘 먹을까나
.나는 점심 특선 순두부($6), 나리는 떡볶이($6.95)다. 그리고 가장 하고 싶었던 말 "반찬 리필 되죠...?"도 빼지 않고. 당근 된단다.
-이것이 바로 "한국 반찬"이라는 것이여
.정말 배터지게 먹고 퉁퉁한 배를 치며 나왔다. 생각보다 값도 싸고 맛도 있다. 적극 추천. 후에 몬트리올에서 우리 주 식당이 된다.
콩코르대학 너머에 있는 저렴한 과일 과게를 우연하게 찾게 되어서 이곳에서 저녁때 먹을 장을 봤다. 정말 과일 싸더군. 하지만 몬트리올을 돌아다니며 보니 여기만 싸게 파는 것은 아니더군. 대부분 과일들이 무척 싸다.
-과일을 한 13달러어치 샀는데 정말 배터지게 하루 종일 먹었다
.맥길대학의 학구적인 분위기를 즐기며 걷다가 마침무료 학내 자연사 박물관을 찾게 되어 들어가 봤다. 학교 박물관인데도 생각보다 내용이무척 충실하다.뭐 우리야 그동안 많이 봤던 화석과 돌이지만.
저녁때가 되어 다시 호텔까지 걸어갈 생각을 하니 막막하더군. 지도를 보니 지하철로는 5정거장, 약 30블럭을 걸어왔다. 헉..~ 결국 무식하게 그 무거운 과일을 메고 1시간 30분을 쉬지 않고 걸었다. 뜨억..~ 당근 호텔에 가자마자 씻고 저녁 먹고는 바로 뻗었다. 저녁때는 째즈 페스티벌 가려고 했는데....내일로 미룰 수 밖에.
하지만 몬트리올의 거리는 한번 걸어볼만 하다. 적극 추천. 단, 다리가 튼튼하신 분만...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