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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Cambodia

[Cambodia/Siem Reap] 2017 Family Trip, Day 6 - Angkor Wat

2017년 10월 16일 월요일 / 여행 6일째

Angkor Wat - Terrace of the Elephants - Preah Khan - Neak Pean - Ta Som - East Mebon - Prae Roup - Srah Srang - Banteay Kdei - Khmer Kitchen Restaurant


캄보디아에서의 3일째날이 밝았다.

어제 더위와의 싸움에서 이긴 우리는 반드시 봐야한다는 앙코르 와트의 일출을 보려고 엄청나게 일찍 일어나는 기염을 토했다.


캄보디아를 대표하는 앙코르 와트에서의 일출은 5시 55분에 시작하기 때문에 그 전에 일찍 도착해야한다.

전날 호텔에 얘기해서 도시락을 받고 5시에 출발, 20여분을 달려 앙코르 와트 주차장에 도착했다.


툭툭 기사가 서쪽 입구 바로 앞에 내려줬다.

관광버스로 온 단체 관광객들은 조금 먼 주차장에서 걸어와야하니 우리는 조금 편하게 들어가는 셈이다.

어제 이곳을 왔다면 5시보다 더 일찍 호텔을 나와 표를 구입하고 왔어야했는데 이미 3일권을 구입해 두었으니 아침에 늦잠을 자도 되니 이틀째에 일출을 보러 오길 잘했다.

해자를 건너는 다리는 보수 공사중이여서 옆에 임시로 만든 부교를 걸어 앙코르 와트로 들어간다.

직선으로 곧게 뻗은 신도를 따라 약 600여 미터, 8분 정도 걸으면 왼편 반영 연못 Northern Reflection Pond에 도착한다.

연못에서 북쪽으로 조금더 올라가서 앙코르 와트가 대각선으로 보이는 곳이 사진 찍기 명당 자리다.

우리보다 더 일찍 온 사람들이 대부분 앞자리를 차지했지만 운좋게 이리저리 비집고 가장 앞으로 갈 수 있었다.


총 5개의 거대한 앙코르 와트의 탑 뒤로 해가 서서히 올라오기 시작한다.

일출이 시작되자 함성과 함께 셀폰을 들고 사진 찍기 바쁘다.

구름이 있지만 해를 가릴 정도는 아니여서 앙코르 와트 뒷편으로 떠오르는 장엄한 태양을 보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일출은 많이 봐왔지만 특별한 역사를 가진 장소에서 보는 일출은 전혀 다르다.


크메르 건축 예술의 극치인 앙코르 와트 위로 떠오르는 찬란한 태양의 감동이 지금도 잊어지지 않는다.


해가 완전히 떠오르고도 관광객들이 떠나고 없는 자리에 조용히 앉아 감동의 여운을 느끼고 싶었지만 구걸하는 캄보디아 아이들이 너무 많아 할 수 없이 강제 퇴장을 했다.

공항에서나 광고판등에서도 절대 구걸하는 아이들에게 물건을 사주거나 돈을 주지 말라고 한다.

아이들에게 어른들보다 쉽게 돈지갑이 열리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학교를 보내지 않고 구걸을 시키는 부모들이 많다.

가슴이 아프지만 캄보디아의 미래를 위해서도 잠시 냉담해질 필요가 있다.

해가 뜨기도 전인데 일출을 기다리면서 이미 하루 반나절치 땀을 흘린 듯 하다.


사원 오른쪽 구석 자리에 앉아 호텔에서 싸준 도시락을 펼치고 먹기 시작하자 갑자기 나타난 원숭이.

천천히 다가와서 가만히 우리 곁을 맴돌다가 기회를 잡아 우리 도시락을 뺏어 먹었다.

덥기도 하지만 무서운 원숭이 때문에 나머지 도시락은 가방에 그냥 넣고 자리를 성급히 떴다.


아침도 못먹고 너무 덥고 일찍 일어나서 컨디션도 안좋아 서둘러 앙코르 와트를 보고 나가기로 했다.

우선 서쪽 신도 끝 부분의 고프라를 통해 십자 회랑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왔다.


어제 봤던 사원들과 비슷해 보이지만 앙코르 와트만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십자 회랑은 빼곡한 조각과 무늬로 정신이 없을 정도다.


기둥도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압사라들을 연속으로 새겨 놓은 벽면.


회랑 복도.


나무인지 돌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게 새겨 놓았다.


미완성의 압사라 모습.


중앙 성소 입구로 들어왔다.

수영장 모양의 네개의 못이 있는데 참매자들이 중앙 성소로 들어가기 전 몸을 씻고 마음을 경건하게 하던 장소였던 곳이다.

바닥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어 자세히 살펴 볼 수 있다.

관광객들이 없어 한가롭게 앉아 당시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뒤를 돌아보니 이른 아침인데도 엄청난 인파가 앙코르 와트 안으로 몰려오는 것이 보인다.


중앙 성소 바깥쪽을 돌아본다.

어제 보았던 사원들과 달리 더 높은 천장과 길게 늘어선 기둥들이 색다르다.


지워진 압사라의 모습.

사람들이 너무 많이 만져서 지워진 걸까 아니면 원래 의도대로 새긴 것일까.


중앙 성소 2층에서 내려다 본 모습.


앙코르 와트는 1.5km / 1.3km 직사각형 모양으로 중앙에 큰 탑과 이를 둘러쌓고 있는 네개의 탑으로 이뤄져 있다.

중앙 성소는 가장 인기 있는 곳으로 가장 높은 3층으로 올라가는 인원은 제한하고 있다.


중앙 성소를 오른쪽으로 천천히 돌며 천천히 본다.




옛날에는 저 가파른 계단을 기어서 올라 꼭대기로 이르렀을 것이다.


높은 탑과 주변 벽면에도 압사라들이 정교하게 새겨져 있다.


앙코르 와트의 종착점인 중앙탑에 도착하면 우선 크기에 압도되어 버린다.

중앙 성소 반대편 동쪽 끝에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입구가 있다.

안전상때문인지 올라갈 수 있는 인원을 제한하고 있는데 성스러운 곳으로 지정되어 있어 샌들, 반바지나 깊게 파인 옷을 입은 사람과 12세 미만은 입장 자체가 안된다.

가파른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죽은 사람도 있다니 손에 힘을 꽉 주고 올라가야한다.


일출을 보고 바로 이곳으로 온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이런 무더위에 줄에 들어갈 엄두가 전혀 안난다.

최소한 20-30분은 줄 서서 기다려야해서 올라가는 것을 포기하고 2층 주변만 돌아보기로 했다.


관리인이 가지고 다니는 어느 한국 교회에서 준 듯한 에코백.


안쪽 복도를 따라 목잘린 불상들이 줄지어 놓여 있다.


힌두교 사원으로 지어졌다가 불교 사원으로 바뀌고 다시 종교가 바뀌면서 파괴되는 악순환을 거쳤던 흔적들이다.

 어쩌면 어리석은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 하다.



회랑 입구위 화려한 린텔은 검은색 돌이끼와 비와 바람을 맞아 깍여나갔지만 찬란했던 그들의 문화를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어느곳 하나 그냥 지나친 곳 없이 섬세하게 깍아 만든 부조들.


그들의 역사와 영혼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


회랑을 한바퀴 돌아 와보니 줄이 거짓말처럼 사라졋다.

서둘러 단체 관광객들이 몰려오기 전에 3층 중앙 성소로 올라가 본다.


올라오자 마자 계단 3층 입구에서 내려다 본 모습.


조금전 둘러봤던 회랑이 내려다 보인다.


중앙 성소는 사각형 모양으로 각 꼭지점에 탑이 세워져 있고 중앙에는 네개의 목욕탕이 있다.


지상으로 부터 60미터 높이로 만든 탑은 웅장하고 화려하게 만들어져 있다.



많이 파괴된 모습.



원숭이 조각이 많다.


힌두 신화의 수미산을 형상화한 정상에서 내려다 보면 앙코르 와트의 기하학적인 균형감을 한눈에 확인할 수가 있다.


걸어 들어왔던 입구쪽을 내려다 본다. 


네개의 목욕탕중 남서쪽에 가장 사람이 없어서 잠시 앉아 조용한 시간을 보낸다.


피라미드 모양으로 바라문교에서 이야기하는 세상의 중심인 수미산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모든 벽면은 공백 없이 빼곡하게 새겨 놓았다.


아쉽게도 뭉그러진 탑 모서리들.


압사라의 모습.





만세를 부르는 것일까 아니면 지옥의 모습을 그린 것일까.


고대 크메르인들의 섬세한 손길이 느껴진다.


안쪽에 있어서 상태가 가장 좋았던 압사라의 모습.


앙코르 와트 내에는 총 1,850개의 압사라 부조 중 똑같은 동작이나 얼굴 표현이 하나도 없다고 하니 가히 놀랍다.


기도하는 모습.


중앙에 있는 불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하고 간다.


동쪽 탑.


다른쪽에서 바라본 모습.


사람도 없고 조용한데다가 바람까지 살살 불어서 시원해서 내려가기 싫지만 이미 시간이 한참 지나서 아쉽지만 하산(?)한다.

아직 단체 관광객들이 오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인지 아직도 줄이 없다.


동쪽으로 나가서 바깥쪽 정원으로 천천히 걸어서 서쪽 입구로 가기로 한다.


앙코르 와트에서 꼭 봐야한다는 1층 회랑 부조를 마지막으로 보면 좋았겠지만 아침도 못먹고 땀을 쭉쭉 빼고 있으니 너무 힘들어서 다음을 기약하기로 한다.

이렇게 매일 강행군을 하다가 나머지 일정을 못채우고 병나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북서쪽에서 바라본 앙코르 와트.


아쉬운 마음에 일출을 봤던 곳에서 앙코르 와트를 다시 한번 더 잠깐 보고 간다.

너무 짧은 시간(?) 있다 가니 아쉬움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동네 꼬마들이 연못에서 잡은 물고기들.

작은 연못에 이렇게 큰 물고기가 살다니 신기하다.


나가는 길에 남쪽과 북쪽에 남겨진 도서관 건물.

이곳도 상당히 파괴되어 있다.


이제 나가는 사람보다 들어오는 사람이 많다.

이른 아침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침에 어두워서 자세히 못봣던 임시 부교.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는 표시석이 부끄러울 정도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앙코르 와트를 보니 가슴이 아팠다.

앙코르 유적지 중 가장 큰 규모에 40여 킬로미터 떨어진 쿨렌산에서 가져온 7톤짜리 돌만 1800여개를 사용하였다니 가히 놀랍다.


원숭이의 공격으로 아침을 먹지 못해 비싸지만 입구에 있는 블루 펌킨 Blue Pumpkin 에서 화장실도 이용하고 아침도 먹고 더우니까 아이스크림까지 해치우며 푹 쉬었다가 나왔다.

에어컨 바람도 맞고 아침도 먹으니 어느정도 움직일 힘이 난다.

새벽에 들어가서 아침 10시에 나왔으니 거의 5시간만에 우리를 본 툭툭 기사의 놀라는 표정.

왜 이리 안나오나 했겠다.

우리는 많이 보는 것보다는 가만히 앉아 앙코르 와트를 온 몸으로 느끼고 싶었다.

어제 앙코르 와트로 바로 오지 않고 앙코르 톰을 먼저 갔다온 것이 신의 한수였다.

안그랬다면 앙코르 와트왕 앙코르 톰의 감동이 반감되었을 것이다.

100만명이 넘는 인구가 살았던 앙코르 제국의 수도가 감쪽같이 사라질 수 있었는지 의문을 가지고 다음 목적지인 Preah Khan 으로 툭툭을 타고 간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