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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USA

[Canada/Alaska] Road Trip through The Wild North, Alaska - Day 8

2017년 8월 25일 금요일 / 여행 8일째

Valdez - The Solomon Gulch Hatchery - Horsetail Falls - Worthington Glacier - Chitina= 200km/4.5hrs


거짓말처럼 10번 도로를 타고 산을 넘자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데 어제 늦게 도착한 Valdez도 예외없이 계속 비가 내린다.

비가 오는 관계로 짧게 Valdez를 구경하고 건너편 The Solomon Gulch Hatchery 에서 연어 구경 후 캐나다로 돌아가려고 했던 계획을 저녁먹으면서 바꿔 즉흥적으로 Chitina로 향했다.


아침에도 부슬부슬 내리는 비 때문에 Valdez는 음산한 분위기다.

록키산의 호수처럼 에메랄드 빛인 바다 색깔이 묘하다.


낮게 깔린 안개때문에 제대로 보이지는 않지만 Valdez는 빙하가 가득한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 앉고 있다. 



이곳은 특히나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알라스카 광어 일명 Halibut 이 많이 잡히기로 유명한데 철이 아닌지 아니면 날씨 때문인지 항구에서 볼수가 없었다.

매년 누가 가장 큰 광어를 잡는지 대회도 한다고 하는데 싱싱하게 잡아 올린 광어를 오늘은 볼 수가 없어 아쉬울 뿐.

잡아온 고기 손질하는 곳은 조용하다.


작은 항구여서 둘러보는데는 그리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는다.

점심을 이곳에서 먹고 가기로 하고 우선은 건너편 Solomon Gulch Hatchery에 가보기로 한다.


차로 약 15분이면 도착한 이곳은 연어 부화장이다.


여름에는 제법 사람들이 많이 찾는지 주차장 크기가 어마어마하게 크다.

하지만 내리자마자 코를 찌르는 생선 썩는 냄새.

그 원인은 바로 저 댐때문이다.


댐 위로 올라가려고 발버둥을 치다가 죽은 연어 사체 수천마리가 주변에서 썩기 때문에 냄새가 장난이 아니다.

경고판에는 곰들이 연어를 먹기 위해 내려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항상 조심하라고 한다.


댐 아래에는 올라가려고 기다리는 연어 수천마리가 대기중.

장관이다.


거친 물살을 헤치고 올라가려고 수없이 점프하는 연어을 바로 눈앞에서 볼수가 있다.


주차장에서 다리를 건너 반대편 부화장으로 가본다.


다리에서 올려다 본 작지만 아름다운 폭포.


부화장 안내도.


Solomon Gulch는 댐으로 막아 놓았기 때문에 동쪽에 있는 부화장이 이 연어들의 고향인셈이다.


부화장으로 이어지는 계단식 수로를 따라 연어들이 올라간다.


아래 안내도에 나와 있는데로 수로를 통해 부화장으로 들어온 연어들은 알을 빼고 나머지는 손질을 해서 우리 식탁으로 오르는 것 같다.


연어의 종류들.

캐나다에서는 Chinook 를 쉽게 마트에서 볼 수 있다.


연어를 먹기 위해 열심히 주변을 살피고 있는 독수리들이 주변에 많아서 이 또한 볼거리다.


비가 멈추는 듯 안개도 사라지기 시작해서 부화장에서 내려다 본 Port Valdez의 모습이 멋지다.


아침보다 더 선명하게 보이는 주변 빙하들.



점심을 먹기 위해 다시 Valdez 로 향한다.


점심 메뉴는 Valdez에서 유명한 광어를 이용한 피쉬앤 칩스.

내가 찾은 곳은 이름이 독특한 The Fat Mermaid.


알라스카에서는 고급요리 재료로 광어가 쓰이기 때문에 가격이 비쌀줄을 알고 있었지만 세상에 이게 $36 이다.

깍뚜기 크기만한 광어 튀김 4 조각에 감자튀김 끝.

나중에 Hyder 에서 이것의 반 가격에 먹은 똑같은 메뉴가 훨씬 크고 맛났다.


비싼 광어 요리를 맛나게(?) 먹고 어제 밤에 달려 내려온 길을 따라 올라가면 도로 옆에 큰 폭포를 보게 된다.

어제 Whittier 에 올랐던 트레일과 이름이 똑같은 폭포 Horsetail falls.


그 위로 몇십미터 더 올라가면 Bridal Veil Falls 가 있다.


폭포 아래 검은색 물체가 있어서 자세히 보니 흑곰이 지나가도 있다.

다행히 도로와 폭포 사이에 Lowe 강이 흐르고 있어서 안전하게 볼 수 있었다.

여행 시작 후 오늘까지 총 네마리 곰을 봤다.

어제 늦은 밤 Valdez 시내에서 봤던 엄청 큰 회색곰은 좀 무섭기는 했다.


Valdez로 이어지는 4번 도로는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물론 어제는 밤에 운전해서 들어와서 하나도 볼 수 없었지만...


Snowslide Gulch 근처에 있는 옛날 기차 터널도 잠시 보고 가도 좋다.


안에도 들어가 볼 수 있다.


터널 반대편의 모습은 이렇다.


어느덧 비도 오지 않고 드라이브하기 좋다.


큰 산을 넘어가기 위해 도로는 고도를 높인다.

그리고 보이는 주변 빙하들.






큰 산을 넘어 내리막길 끝에는 그냥 지나가면 안되는 Worthington Glacier 가 있다.

평일에 날씨가 이래서 그런지 주차장은 텅 비어 있다.


알라스카 빙하 종류를 설명해 주는 주차장 앞 안내판.


그리고 Worthington 빙하에 대한 설명.

이곳도 빙하가 급격히 녹고 있어서 1950년대와 비교하면 엄청나게 뒤로 후퇴해 있다.


1950년대만 해도 주차장에서 약 20미터 정도 내려가면 있는 전망대까지도 빙하가 있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나무와 풀이 무성하다.


전망대 전경.

지금은 호수가 있는 자리가 빙하였던 곳이다.


가깝게 당겨 본 Worthington 빙하의 모습.


빙하 왼편으로 릿지를 타고 올라가는 트레일이 있지만 시간 관계상 나는 빙하 앞까지만 가보기로 했다.

Worthington Glacier Ridge Trail : 2.1km/403m


어렵지 않게 모레인 지역을 올라가 도착한 빙하 앞은 장관이다.


산위에서 녹은 빙하물이 폭포를 이루며 떨어진다.


빙하 바로 앞까지도 가볼 수 있는데 바닥도 불안정하고 빙하 조각이 언제 머리 위로 떨어져 내릴지 몰라 바로 앞까지 가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멀리서 가족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모습이 즐거워 보인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가족들과 함께 다시 재방문하길 꿈꿔본다.


짧지만 강렬했던 Worthington 빙하를 뒤로 하고 서둘러 올라간다.


어제 잠시 저녁을 먹고 갔던 Willow Lake 전망대에 다시 들렸다.


어제는 늦은 저녁이여서 제대로 보이지 않던 동쪽으로 약 150km 떨어져 있는 Wrangell-St. Elias 국립공원이 다행이 오늘은 잘 보인다.

그동안 내린 비가 저곳은 눈이 되어 산 정상이 하얀색이다.


높은 산때문에 반대편은 그래도 괜찮지만 바닷가쪽은 주말까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인데 내가 가보고 싶던 저 국립공원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갑자기 저곳도 못보고 가면 몇일동안 달려온 노력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모 아니면 도, 날씨는 나의 편이 되어줄거니까 그냥 가보는 거다.

방향을 틀어 10번 도로를 타고 Chitina로 간다.


Valdez에서 기름을 넣고 왔으면 저렴했을텐데 McCarthy 에 들어가면 주유소도 없고 가격도 더 비쌀 것 같아서 Kenny Lake 에서 가득 넣고 가기로 한다.

Kenny Lake Mercantile : 9.109G/$3.299/$30.05@4584.7km

생각했던 것 만큼 시골치고 비싸지는 않다.

기름을 넣고 직원에게 McCarthy 가는 길이 항간에 떠도는 얘기처럼 엉망진창이여서 내 차로도 갈 수 있는지 물어보니 괜찮단다.

대신 예전 기차길에 흙을 덮어 길을 만들었기 때문에 철길 대못이 간혹 나와 있어 타이어만 조심하면 된단다.

조금 걱정스럽기는 하지만 무조건 간다.

중간 지점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Chitina 강의 모습은 전형적인 알라스카의 모습이다.


수천년 시간과 자연이 조각해 놓은 하나의 조각 작품.


뒷배경도 물론 멋지다.


해가 지기 전에 Chitina에 도착하기 위해 서둘러 내려간다.


Chitina 까지는 길을 새로 만들어서 잘 달려왔다.

마을이 생각보다 작은데 사람들도 없어서 꼭 유령마을 같다.


Chitina는 Copper 강의 연어 낚시가 유명하기 때문에 오늘은 여기서 보내기로 결정했다.

Chitina 에서 계속 직진하면 McCarthy 로 들어가게 되고 남쪽으로 O'brien Creek Rd.의 비포장길을 따라 끝까지 가면 연어 낚시 장소가 나온다.


대형 그물로 연어를 낚시하고 있는 사람이 보인다.


아래로 내려가보려는데 내 차로 다시 올라 올 수 있을지 약간 걱정스러운 모양이다.


그래도 그냥 어떻게 되겠지하면서 무턱대고 내려왔다.

길 아래에 O'Brien Creek 옆으로 생각지도 못한 캠핑장이 있다.


가격은 $25.

조금 비싸다.


캠핑장 안내도.

10개 사이트가 있지만 오늘은 아무도 캠핑하는 사람이 없다.


길은 이곳에서 끝나고 이 뒤로는 4륜 오토바이 같은 작은 이동수단으로만 가능하다.


Copper 강을 보러 나가 봤다.

생각보다 물살도 강하고 물이 탁해서 강물이 회색이다.


주변에 독수리들이 많은 것을 보니 이 주변에 연어들이 많다는 증거.

물론 곰도 많겠다.


다행히 내려왔던 길을 무사히 올라와서 윗쪽 무료 캠핑 장소를 찾았다.

O'Brien creek 도로 주변에서 무료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서 좀 전에 봤던 캠핑장에서 $25이나 내고 캠핑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바로 강이 내려다 보이는 명당자리.


저녁은 어제 앵커리지 코스코에서 사온 불고기.


김치와 불고기, 그리고 샐러드를 방금 지은 밥과 함께 먹으니 최고다.


참고로 다음날 Chitina에서 McCarthy로 들어가는 길(McCarthy Rd)에도 전망 좋은 무료 캠핑 장소가 많았다.

드디어 가장 해보고 싶었던 Root Glacier 빙하 하이킹을 내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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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 궂은 날씨였지만 예상외의 날씨 협조로 계획했던 것들을 모두 해냈다.

Valdez에서 투어 보트를 타고 Prince William Sound 바다로 나가서 빙하를 못본게 아쉽지만 Worthington 빙하로 대신한다.

TV에서만 보던 수천마리의 연어때들도 직접 보니 감동이였다.

마지막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무료 캠핑장은 오늘 하루를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마침표가 되어 주었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