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18일 금요일 / 여행 1일째
Calgary -> Valleyview = 608km/6.5hrs
거짓말 조금 보태서 1년간의 준비 기간을 마치고 드디어 출발일.
원래 3일전 수요일부터 출발하려고 했지만 휴가시간을 아껴 다음 여행에도 써야해서 금요일 퇴근 후 출발로 바꿨다.
짧은 18일간 약 8,500km를 달려야하는 대장정의 시작.
차에 짐을 구겨 넣고 끝까지 가져가야할까 말까를 고민하다가 카약까지 지붕에 올려 놓고 출발 했다.
여행내내 카약은 냉장고겸 보조 짐칸, 그리고 호수에서 여유로운 뱃놀이까지 즐기게 해주어 잘 가져왔다는 생각을 했다.
퇴근 후 집에 들려 짐을 챙기고 출발한 시간이 정확히 오후 3시.
오늘 일정은 해가 떨어질때까지 달리는 것이다.
대충 목적지는 Whitecourt로 잡았지만 가다보니 Valleyview 에서 첫날밤을 보냈다.
출발하는 날 캘거리 날씨는 화창.
항상 이용하는 Sundre 로 이어지는 22번 도로를 타고 간다.
일명 Cowboy Trail.
여름이 지나 가을로 접어드는 들녁.
달리고 달려 Drayton Valley 에 도착.
몇 달전 카누 여행(Pembina River, 101km)할 때 들렸던 크리스의 고향이여서 잠시 내려 휴식 시간을 가졌다.
Drayton Valley 에서 16번 고속도로를 향해 직선으로 뻗은 22번 도로를 타고 계속 북쪽으로 달린다.
Entwistle 에서 왼쪽으로 꺽어 서쪽으로 16번 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얼마 달리지 않아 다시 22번 도로는 북쪽으로 꺽어져 올라간다.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Whitecourt 에 도착한 시간이 8시.
이미 440km 를 달려서 이곳에서 첫번째 주유를 한다.
Petro-Canada : 29.482L/$1.019/$30.04
아직 해가 있는 시간이지만 비가 내려서 밤같이 어둡다.
여기서 오늘밤을 보낼까 하다가 어두워지기까지는 해가 아직 넉넉하게 있어서 약 160km 북쪽에 위치한 Valleyview 에서 머물기로 결정했다.
지도를 보니 팀홀튼도 있는 큰 마을이다.
Whitecourt 를 벗어나기 직전 비가 거짓말처럼 멈추고 하늘이 오랜지색으로 물드는 대장관을 만난다.
이렇게 멋진 노을은 그것도 힘들여서 가지 않고 도시에서 보기는 태어나서 처음이다.
사진 보정으로 이렇게 나오지 않았나 하는 의심을 할 수도 있지만 사진 그대로다.
고속도로를 타고 가면서도 노을은 색과 모양을 바꿔가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마치 하늘 위를 달리듯한 느낌이다.
고속도로가 아닌 산위나 호수에서 봤으면 더 멋졌을텐데 아쉽다.
2017년 8월 19일 토요일 / 여행 2일째
Valleyview -> Racing River = 608km/6.5hrs
어제 Valleyview 에서 하룻밤을 간단하게 보내고 출발.
일정상 오늘과 내일은 최대한 많이 이동해서 한다.
여전히 화창한 날씨.
43번 도로를 타고 약 1시간 정도 112km를 타고 가면 알버타 북부에서 가장 큰 도시인 Grande Prairie 에 도착한다.
작은 도시지만 잠깐 볼거리가 있나해서 Grande Prairie 안내소를 찾았다.
주차장도 넓고 생각보다 엄청 컸던 실내.
안내소 위로 올라가면 전망대도 있어서 주변 경치를 둘러 볼 수 있게 만들었다.
화창한 하늘 아래 멋졌던 Bear Creek 공원.
마침 내가 방문한 날이 Bear Creek Folk Festival 첫날이라고 안내소에서 추천해 주었지만 음악 문외한에 갈길이 멀어 다음 기회로 미루고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잠깐 들려서 볼만한 곳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43번 도로 선상에 있는 Saskatoon Mountain Park 에 올라가서 Grande Prairie 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고 했는데 단점으로 비포장 길을 상당히 올라가야 한다고 해서 가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안내소를 나오면 본 자전거 여행족.
나도 언젠가 저렇게 여행하고 싶은데....
안내소 근처에 있는 코스코에 들려서 기름만 가득 넣고 출발.
가져온 10L 기름통에도 여분으로 가득 넣었다.
Costco : 46.121L/$0.914/$42.15 @702km
몇년전에 새로 지었다는 공룡 박물관인 Philip J. Currie Dinosaur Museum.
여기도 시간 관계상 패스.
다음에 가족들과 함께 오면 들려 보기로 한다.
알버타 국경을 넘어 BC로 넘어가자 도로 상태가 불량하더니 거짓말처럼 여행 두번째 날에 돌을 맞은 앞유리창.
예상보다 너무 빠르다.
그동안 돌을 수없이 맞아서 앞유리는 이미 많이 금이 갔지만 이렇게 큰 Bullseye 는 처음이다.
Grande Prairie에서 130km/1.75hr를 달려 도착한 Dawson Creek.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바로 알래스카 고속도로의 공식 출발 지점이기 때문이다.
이곳이 바로 Mile 0.
관광객들의 명소다.
Dawson Creek 과 알래스카 고속도로의 역사적 배경에 대한 간단한 설명.
알래스카 고속도로, Alaska Highway 혹은 Alaska-Canadian Highway라고도 불리고 짧게는 ALCAN Highway 라고도 명칭하고 있다.
일본의 진부만 폭격으로 인한 태평양 전쟁을 시작으로 알래스카의 지리적 중요성이 커져 미국에서는 서둘러 캐나다와 조약을 맺고 앵커리지까지 이어지는 약 2,700km의 고속도로를 1년도 안되는 시간에 만들어 버리는 괴력을 발휘한다.
Dawson Creek의 알래스카 고속도로의 시작점인 역사적인 장소다.
바로 옆에 위치한 안내소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들려봤다.
화장실도 이용하고 올라가면서 볼만한 곳이 있는지 물어봤더니 Old Alaska Highway Historic site 를 추천해 줬다.
멋진 다리가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본다.
안내소에서는 간판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그냥 지나치기 쉽다고 길을 자세히 알려준다.
우선 97번 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가다가 Farmington Store 가 왼편에 보이면 곧 오른쪽에 간판이 있다고 했다.
아래 사진 간판을 보고 따라 들어가면 된다.
구불구불한 옛날 고속도로는 이제는 사용하지 않고 곧게 뻗은 새로운 고속도로를 이용해서 Old Alaska HWY 라고 부른다.
중간 지점인 약 5km 정도에 Kiskatinaw 강을 가로지르는 나무 다리에 도착한다.
다리 아래도 내려가 볼 수 있다.
예전 밴쿠버섬 여행때도 켈로나에서도 봤던 Trestles 과 비슷하다.
다리를 건너 얼마가지 않아 왼편에 살짝 보였던 비버댐.
안내판도 없고 가다가 우연하게 보여서 가까이 가서 살펴봤다.
사진상에서는 가늠이 안되지만 지금까지 내가 본 비버댐 중 가장 크다.
감동 감동..~
짧은 즐거움을 끝내고 다시 97번 고속도로를 올라타고 북쪽으로 달리고 달린다.
저녁시간이 되어서야 도착한 Fort Nelson.
안내소는 안타깝게 이미 문을 닫았다.
안내소 바로 건너편에 있는 박물관이 이 동네에서는 가장 큰 볼거리라고 했지만 겉에서 보기에도 어수선해 보여서 안내소에 있는 피크닉장에서 저녁만 먹고 간다.
Fort Nelson 의 북쪽 지역은 주립 공원이 많아 하이킹, 캠핑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 Muncho Lake 주립공원과 Liard River 온천 주립 공원.
원래 계획은 Fort Nelson 에서 두번째 밤을 보내는 것이였는데 일찍 도착해서 시간이 허락하는 한 최대로 많이 올라가기로 한다.
산을 넘어가야해서 어쩔 수 없이 이곳에서 기름을 넣었는데 BC답게 정말 비싸다.
Fas Gas : 51.017L/$1.229/$62.70
아침에 코스코에서 $0.914 에 넣었는데 무려 리터당 32센트나 비싸다.
더 장난 아닌 것은 산으로 올라가면서 갑자기 도로 상태가 180도 바뀌었다.
흙먼지에 자갈, 공사중인 도로는 운전하기가 상당히 힘들다.
이런 도로를 운전하는 것도 처음.
Stone Mountain 주립공원을 넘어가는 풍경은 그래도 멋졌다.
무스도 봤다.
해가 질때 겨우 도착한 Summit Lake.
호수 동쪽에 작은 캠핑장도 있어서 운치 있다.
이미 해가 산뒤로 넘어가서 여기서 두번째 밤을 보낼까 했는데 약 40km 더 가면 미리 봐뒀던 무료 캠핑 장소가 있어서 조금 무리지만 가기로 결정.
산을 내려간다.
산을 다 내려오니 이미 어둑어둑하다.
어두워서 찾기 힘들줄 알았는데 다행히 잘 찾아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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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동안 이동거리 1,500km/15.5hrs
캘거리로 되돌아갈때 똑같은 길로 가지 않을 예정이여서 운전하기에 바쁘지만 잠깐잠깐 휴식도 취할겸 몇군데를 들려봤다.
특히 좋았던 Alaska Highway 의 Mile 0 포인트,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본 가장 큰 비버댐, 마지막으로 환상적인 무료 캠핑이 오늘의 하이라이트다.
알버타에서 BC 주로 넘어가면서 도로 상태가 안좋아지기 시작했지만 교통량이 많지 않아 다행이였다.
내일은 BC주 아니 캐나다에서 가장 유명한 온천인 Liard 를 간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