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워싱턴] 워싱턴 컬럼비아 특별자치구 // 2003년 7월 13일 일요일
| * 18일째 2003년 7월 13일 일요일 오전 오후 |
어제 밤 나리는 한숨도 못잤다. 더위야 새벽쯤 되면 수그러드니 괜찮지만 앰블런스의 싸이렌 소리가 아침까지 울려되는 것이다. 병원이 가까워서 그러겠지 했지만 워싱턴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이 다치고 병원에 실려가는지 정말 확인해 보고 싶더군. 암튼 난 그럭저럭 잤지만 나리는...?
오늘 일정이 빡빡해서 6시 10분에 기상을 했다. 조금 늦게 일어나도 되지만 우린 오늘 무조건 걸어야하는 일정이기 때문에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야한다. 우리 여행 모토는 무조건 걷기..~
아침을 대충 먹고 숙소를 6시 50분에 나서서 백악관 앞까지 걸어갔다. 너무 이른시간이라 그런지 거리에 사람들이 한명도 없더군. 대부분 공무원들은 9시 이후에 출근하니까 더욱 그랬을지도 모른다. 암튼 아침에 조깅하는 사람들과 함께 길을 걸으니 마음속까지 상쾌해지는 것 같다.
-White House
.백악관앞을 가로질러 가보려고 했는데 경찰이 길을 가로막고는 못간다고 일침을 가한다. 할 수 없이 백악관 앞 공원을 가로 질러 갔다. 사진은 배경으로 한장.
역시나 이곳도 아침에 조깅하는 사람들이 많더군. -.-
백악관 동쪽에 관광 안내소가 있는데 이른 시간이라 열지 않았다. 그래서 남쪽에 있는 영화에서 자주 등장해서 우리에게 친숙한 "뾰족탑"에 가보기로 했다.
-White House Visitor Center
워싱턴 여행의 시작은 이곳에서...
성수기때에는 인기있는 곳의 경우 아침부터 선착순으로 정리권을 나누어준다. 어차피 워싱턴 모든 볼거리는 꽁짜(!)이기 때문에 서두르는 사람이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다. 그래서 워싱턴 여행 계획을 세울 때에는 자신이 보고 싶은 곳을 먼저 선택한 후 관람권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짝이 있다면 한사람은 다른곳에서 정리권을 받는 방법도 요령이다.
# 정리권을 나눠주는 인기 볼거리
- 국회의사당 : 9시 30분부터
- 워싱턴 기념탑 : 8시부터
-인쇄국 : 9시부터
주의 사항 : 국회의사당을 빼고는 한 사람당 여러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국회의사당은 한 사람당 한 장씩밖에 주지 않는다.
-Washington Mounment Ticket KIOSK
.7시 30분인데도 벌써부터 나와서 줄을 서 있는사람이 많더군. 역시 우리보다 부지런한 사람들이 많다. 운동하는 사람들도 많고...
시간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벌써 첫시간은 다나가고 그 다음 가장 빠른 시간이 9시 30분 표를 두장 받았다. 한사람당 최대6장까지 받아갈 수 있단다.
-Ticket
어차피 9시 30분까지는 이 근처에서 있어야했기 때문에 부족한 아침이나 먹을까하고 식당을 찾아 나섰다. 거의 8블럭을 넘게 걸어갔는데 음식점 하나 안나타나더군. 그 흔한 맥도날드도 없다. T.T 더군다나 일요일이라 그로서리도 모두 문닫고... 할 수 없이 노점 가판대에서 그 비싼 바나나 2개, 머핀 1개, 음료수1개를 사먹었다. 노점인데 싸진 않다.
워싱턴 기념탑은 지을 당시 남북전쟁 때문에 공사가 중단되었다가 다시 지어져서 위쪽과 아랫쪽 색이 다르다고 하던데 정말 멀리서 보면 색이 틀리다.
드디어 시간이 되어 입장.
-Washington monument
. 역시나 보안검색이 장난이 아니다. 공항에서나 보는 엑스 레이 검사기에 가방을 넣어야하는데 물은 들고 들어가지 못한다. 우리에게 너무나 소중한물을 다 마시거나 버려야했다. 쯧..~ 그 뒤로도 워싱턴의 모든 건물에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엑스레이 검사를 받아야 했다.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까지 올라가는데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자~ 올라갑니다.
. 겉에서 봤듯이 탑이 작은데 꼭대기 공간은 더 작다. 그 비좁은 곳에서 2미터도 안되 보이는 창문을 통해서 밖을 봐야하기 때문에 너무 복잡스럽더군. 하지만 워싱턴에서 가장 높은 곳이기 때문에 전망이 아주 좋다. 워싱턴에서는 이 탑보다 높은 건물은 못짓게 법으로 금지되어 있단다. 쩝..~ 덕분에 153미터에서보는 전망은 아주 좋고 워싱턴 어느곳에서도 쉽게 이 탑을 볼 수 있다.
-오른쪽 동그란 공원이 백악관 지역, 왼쪽 길쭉한 호수가 있는 곳이 링컨 기념관, 그뒤로 강건너는 알링턴 국립묘지다
. 창문만 컸어도 좋았을 텐데... 너무 복잡스러워서 중요한 곳만 보고 내려갈려고 했더니만 마침 엘리베이터가 고장이다. 조금만 기다리라고 안전요원이 그러더니만 한 10분 있다가 안되겠다면서 계단으로 내려 가란다. 당신들은 다른 사람이 볼 수 없는 곳을 보면서 내려갈 수 있어 운이 좋다고 귀뜸까지 한다. 쩌억..~
-열심히 내려가자
. 계단벽에는 이 탑을 지을당시 각 주에서 보내온 기념패가 박혀 있었다. 이 탑이 기증받은 돈으로만 지어졌다고 하더니만 진짜인가 보다. 암튼 볼만 하더군. 1848년에 공사가 시작되었다고 하던데 어떻게 이런걸 그 당시에 만들었는지 대단하다. 석조건축물로는 지금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한다.
다음으로는 미국 역사 박물관. 미국의 현대문명에 관한 자료를 전시해 놓았다.
-National Museum of American History
.우리야 미국인이 아니기 때문에 이해하기 힘들지만 미국인들이 보기에는 향수를 불러일으킬 만한 것들이 많다. 초기 컴퓨터도 볼수가있고 일본에 떨어졌뜨렸던 원자폭탄 모형도 볼 수 있다.
-원자 폭탄
생각보다 크지 않아서 놀랐다
.미국의 유명한 영부인들의 자료가 모여있는 곳도 있었는데 옷, 사진, 접시 등등 그 당시 사용했던 것들이 전시되어 있다. 가장 인기있는 코너였다.
-First Ladies
.남자들보다는 역시 여자들에게 인기 있는 곳이더군. 나리도 여자인지라 눈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슬슬 점심시간이 되어 배에서 알람이 울린다. 이 박물관 지하에도 푸트코트가 있지만 너무 비싸서 다른곳에 가보기로 했다.
# 대부분의 건물 지하에는 푸드코트가 있다. 가격은 약간 비싸지만 다른곳에서는 사먹을 수가 없으므로 이곳에서 식사를때워야 한다. 박물관보다는 정부기관건물에 가면 약간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
-National Museum of Natural History
. 바로 옆에 자연사박물관이 있어 밥을 먹고 관람하기로 했다. 이곳도 사람들이 역시나 많더군. 그런데 음식값은 어딜가나 똑같은가 보다. 그냥 먹기로 했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이 박물관의 푸트코트의 장점은 음료수 리필이 된다는것. 가장 작은 컵 1개를 사서 마음껏 종류별로 리필해서 먹을 수 먹었다. 음료수로 배를 채웠네 그려.
-Lunch
.뭐 항상 그렇듯이 양 많고 싼걸로...
-Main Hall
.홀을 따라 전시관이 나뉘어 있는데 우린 이미 하버드에서 충분히 봤는지라 복습시간이 되었다. 하지만 깔끔하게 전시되어 있고 설명도 자세히 되어 있어 좋더라. 다음에 우리 애기가 크면 꼭 데리고 오고 싶은 곳이다.
이 박물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코너는 역시나 세계에서 가장 큰 블루 다이아몬드인 45.52캐럿짜리 호프 다이아몬드.
-45.52 carat
. 난 그냥 큰유리알같이 보이던데 여자들 눈이 45.52 캐럿보다 더 커져서 다이아몬드보다 더 반짝반짝 거린다. 주변 관경이 조금 웃긴데 남자들은 멀리서 사진만 찍고 여자들은 탄성을 지르며 한번 만져만 봤으면 하는 간절한 눈빛들... -.-
다음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 항공우주 박물관.
-National Air and Space Museum
.미국 아니 세계 항공의 산실. 비행기의 역사뿐만 아니라 우주 여행에 대한 내용도 충실하다. 모든 전시물은 실제 사용되었던것들이고 지금도 기름만 넣으면 날 수 있다는 믿거나 말거나 전설이 전해진다.
-Wow..~
.미국의 힘 그리고 이런 박물관을 만들었다는 것에도 큰 감동을 받았다. 이곳도 다음에 우리 애기 데리고 올 장소로 낙점. 비행기말고도 우주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 적극 추천이다.
박물관 3개 보니까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저녁시간이되어 항공 우주 박물관 안에 있는 맥도날드에서 저녁을 먹었다.
-Supper
.대부분 박물관들이 일찍 닫는지라 이곳도 폐장분위기다. 우리도 저녁을 먹고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이곳도 음료수 리필이 마음대로 된다.
-I agree with you..~
.어차피 숙소까지 걸어가야 하기 때문에 남쪽으로 빙 둘러서 호수를 끼고 돌기로 했다. 편온한 분위기가 아주 좋더군.
. 저 호수만 건너면 제퍼슨 기념관으로 갈 수있다. 가는 길에 일본에서 기증했다는 벚꽃 나무들도 보였는데 꽃이 이미 져서 아름다운 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우리도 무궁화 기증해서 심으면 좋을 텐데... 봄에는 벚꽃때문에 축제도 있는 아주 인기있는 장소란다. 일본이 이런걸 노렸을지도...
-Jefferson Memorial
.워싱턴 다음으로 가장 존경받는 제퍼슨. 우리에게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은 대통령이지만 미국 3대 대통령이면서 독립선언문을 작성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Jefferson
.동상 주변으로 독립선언문이 벽에 새겨져 있는데 우리나라 독립이 아니기 때문에 별 감동은 없다. 지하에는 제퍼슨 일대기를 간단하게 알 수 있는 조그마한 전시실이 있다. 여름에는 시원하기도 하니까 한번 내려가 보는것도 좋다.
포토맥 강변을 따라 올라가면 루즈벨트 대통령기념 공원이 나타난다.
루즈벨트 또한 장애를 딛고 대통령이 된 미국에서 존경받는 분의 한명이다.
-생전에 강아지를 좋아하셨는듯...
.이곳도 조그마한 전시실이 있는데 실제로 사용하였던 휠체어가 전시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링컨 기념관. 우리에게는 영화에서 가장 많이 봤던 장소다. 포레스트 검프에도 나왔던...
가장 먼저 우리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한국 전쟁추모비.
-Freedom is not free
.쩝..~ 맞는 말이다. 링컨 기념관을 기준으로 반대쪽은 베트남 추모비가 있다.
-Korea War
.공식집계로 미국 병사 54,246명, UN 병사 628,833명의 젊은이들이 한국전쟁으로 죽었다고 써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보다 더 많이 죽었지만 어디에도 그런 내용은 없다.
동상들은 실제 크기여서 더욱 실감나는데 대부분의 전쟁기념비의 경우 힘에 넘치는 모습이지만 이 동상들은 전쟁에 지친 모습이다. 전쟁의 허망함을 나타내는 것이겠지. 이런 전쟁을 왜 지금도 계속해야만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Lincoln Memorial
. 링컨이 장엄하게 앉아 있는 기념관. 꼭 무슨 신전같이 생겼는데 인기있는 코스중의 하나이다. 낮보다는 저녁때 야경이 더 유명하다고 한다. 계단에 앉아 정면을 보면 Monument가 pool에 비친 모습을 볼 수 있다. 일부러그렇게 만들었다고 하는데 멋있긴 하더군. 하지만 pool에 모기가 너무 많다 .많은 사람들이 계단에 앉아 경치를 감상하더군.
여기까지 돌아보고 숙소 앞에 있는 지하철역까지 걸어갔다. 어제 오면서 보니 식료품 봉지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몇몇 있었던 것을 유심히 봐뒀기 때문에 부근에 가게가 있을 것 같아 찾아 봤는데 없더군. 지나가는 여자한테 물어봤는데 자신도 확실히 잘모르겠지만 저쪽 큰 호텔 있는데로 가보라고한다. 앗..~ 찾았다 Safeway..~ 이렇게 반가울 수가...
-Safeway
.우리의 구세주. 저녁거리와 내일 아침, 점심을사고 캐나다에서 사용하던 할인카드까지 사용가능하다고 해서 할인까지 받았다. 이렇게 좋을 수가...
호텔에 돌아와서 지도를 보니 그 유명한 워터게이트호텔 지하에 있는 곳이더군. -.- 다음에 다시 한번 더 가봐야지.
워싱턴은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아서 시간을충분히 잡고 돌아봐야할 것 같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빨리 볼 수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를 갖고 차분히 관람하는 것이 유용할 듯 싶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