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18일 토요일
가을의 끝자락일 것 같아 집에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아이들과 밴프를 찾았다.
레이크 루이즈 지역은 이미 눈이 내렸기 때문에 단풍이 예쁘다는 Taylor 호수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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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호수까지는 총 이동 거리와 고도가 높지만 예쁜 단풍을 기대하며 올라가보기로 한다.
Topo Map
Google Map
Elevation
11km에서 13km 까지는 GPS 오차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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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혼자 백팩킹으로 찾았던 Taylor 호수.
이번에는 아이들과 함께 한다.
아침에 늦장을 부려 11시가 다 되어 주차장에 도착했다.
하늘도 맑고 상쾌한 하루가 될 것 같다.
가볍게(?) 올라갔다가 오려고 아이들은 배낭없이 가뿐하게 출발.
전날 비가 왔는지 트레일이 약간 축축하지만 다행히 진흙투성이는 아니다.
호수까지는 약 6km를 쭈욱 올라가면 된다.
비가 온 덕분에 축축한 숲길.
덕분에 콧속으로 상쾌한 공기가 가득 들어온다.
얼마 걷지 않아 도착한 첫번째 다리.
시원하게 흐르는 물소리가 가슴속 깊이 들어온다.
끝머리에 송글송글 맺힌 물방울이 아름답다.
가을이 이미 지나 겨울로 진입하는 늦은 시기에 찾아온 관계로 노란색 단풍은 보기 힘들다.
노란색 단풍을 볼 수 없어 아쉽지만 호수 근처에는 가득할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열심히 오른다.
나무 사이로 흐르는 솜사탕 같은 구름과 파란 하늘.
평지 코스에 도달.
재미있는 나무길을 걷는다.
6km를 쉽게 봤는데 상당히 길다.
점점 몸과 다리가 천근만근이 되어 간다.
이때 등장한 고마운 Grouse 한마리.
덕분에 다시 아이들이 힘을 낼 수가 있었다.
이제부터 호수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는데 갑자기 눈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단풍 구경을 왔지 눈 구경을 온 것은 아닌데...
겨울 대비를 전혀 하지 않고 왔는데 트레일이 눈에 덮혀 미끄럽고 높은 기온때문에 질척하게 녹아서 오르기가 힘들다.
오르는 속도가 줄어 한걸음 올라가기가 두배 힘들어진다.
그래도 호수 바로 아래에 있는 두번쨰 다리에 드디어 도착.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잠시 휴식.
이제부터 호수까지는 약간 경사가 있지만 바로(?) 앞이다.
라고 생각했지만 조금 많이 더 올라가야한다.
마지막 힘을 쥐어짜서 드디어 호수 입구에 도착.
휴~~ 이제 바로 진짜로 코 앞이다.
하지만 슬러쉬 눈길을 아무 대책없이 올라온 우리에게는 지옥의 길이 되었다.
곳곳에 물웅덩이 지뢰밭까지 있어서 신발이 몽땅 젖어 버렸다.
그래도 도착한 Taylor 호수.
2시간 30분만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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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약간 눈쌓인 Boom 산이 아름답다고 느껴지지만 기대했던 단풍은 전혀 없다. 이렇게 힘들게 올라왔는데....
호수 앞 자리에 앉아 늦은 점심을 먹으려는 순간 눈이 섞인 비가 내리기 시작.
눈비바람을 맞으며 대충 점심을 먹고 눈폭풍이라고 오면 내려가기가 힘들것 같아 아쉽지만 하산.
내려가기 시작하자 다시 하늘이 파래진다.
야속하네.
여분의 양말도 가져오지 않아 젖은 신발을 그대로 신고 초고속으로 내려간다.
올라올때와는 달리 내려갈때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미끄러지면서 초고속으로 하산하니 드디어 눈이 없는 반가운 세상을 만나게 된다.
하얀색 버섯이 눈길을 끈다.
가뭄에 콩나듯 단풍 구경을 하고 간다.
출발할때와 똑같은 파란 하늘이 가득한 주차장.
왜 호수만 그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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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프에서 가장 유명한 가을 단풍은 레이크 루이즈 지역이 으뜸이다.
하지만 레이크 루이즈 지역은 너무 사람이 많아 몇주 안되는 짧은 가을 단풍을 여유롭게 구경하려면 Taylor 호수가 제격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찾은 10월 중순은 Larch 군락을 보기에는 너무 늦은 것 같다.
힘들게 왕복 16km을 올랐지만 눈비를 맞으며 호수 앞에서 먹은 점심이 끝이였지만 오르며 내리며 아이들과 함께했던 5시간 30분은 좋을 추억으로 남는다.
겨울에는 크로스 컨트리 스키로도 오를 수 있으니까 다음에 다시 재도전하기로 한다.
꼼틀 꿈틀 캐나다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