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27일 금요일 - 7월 29일 일요일
28일간의 캐나다/미국 동부 여행의 여독을 풀기 위해 흔히 말하는 힐링 캠핑을 2박 3일동안 야생에서 즐기고 왔다.
# 첫째날
어디로 갈까 고민을 하다가 장거리 운전은 한동안 자재하고 싶어서 금요일 회사 퇴근 후 바로 짐을 챙겨서 Waiparous 북서쪽의 Ghost 지역으로 갔다.
Public Land Use Zone(PLUZ) 지역 중 한곳으로 캘거리 특히 우리집에서 가깝고 멀지 않아 자주 찾는 곳이지만 가족들과 함께 하는 것은 처음이다.
문제는 캘거리에서 가깝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사계절내내 방문하는 곳이여서 야생의 맛을 느끼기는 힘들다.
다행히 금요일 반차를 내고 일찍 출발해서 안쪽 전망 좋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주변에 나무가 없고 지대가 높은 절벽 지역이여서 바람이 불면 명당이 아니라 흉당이 될터이지만 운좋게도 주말내내 날씨가 무척 좋았다.
단지 7월말이지만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뚝뚝 떨어져서 살짝 추웠다.
캠핑 트레일러를 10대는 주차할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공간이 모두 우리 차지다.
가장 먼저 불을 피우는 것으로 시작~
주변에 나무가 많지 않아서 멀리서 톱으로 잘라와야했다.
트럭 한가득이면 2박 3일이 충분하다.
오랫만에 육체노동을 해본다.
저녁으로 모닥불에 갈비를 구워서 먹는다.
그리고 후식으로 직접 손질해서 가져온 연어구이.
시원한 전망과 함께 모닥불만 있으면 고급 레스토랑이 필요없다.
저녁을 먹고 주변 정리를 한 후 땀을 한바가지 흘리며 3일동안 쓸 나무를 모두 잘라 놓았다.
모닥불 앞에 앉아 바라보는 서쪽 하늘의 노을이 멋지다.
록키 노을은 전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듯 싶다.
환하게 떠오르는 보름달.
너무 밝아서 전등불이 필요 없다.
야생에서의 첫번째 날이 이렇게 아쉽게 지나간다.
# 둘째날
오늘도 어김없이 맑은 하늘과 아름다움 아침을 함께 한다.
BC의 산불 영향으로 연기가 많아 흐릿해서 아쉽지만 캠핑장에서 바라본 서쪽 록키 풍경은 여전히 아름답다.
다행히 알버타는 산불금지가 되지 않아 좋다.
왼쪽 끝의 Mount Yamnuska - 2,200m
그러고 보니 2010년에 마지막에 올랐네.
북쪽에 위치해 있는 Association Peak - 2,362m
이곳도 올라야할 목록에 있는데 아직까지 못가봤다.
End Mountain - 2,453m
Saddle Peak - 2,835m
Mount Costigan - 2,979m 의 동쪽 끝 능선.
이곳도 다시 오르고 싶었는데 2010년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다시 오르지 못했다.
가보고 싶은 곳은 많은데 진입로가 어려워서 미개척 산들이 아직도 많다.
아침을 먹고 오늘 하루 쓸 나무를 정리해 둔다.
점심은 어제와 동일하게 모닥불 갈비.
점심을 먹는데 서쪽에서 비구름이 몰려온다.
다행히 비는 남서쪽에 머물다 사라져서 우리가 있는 쪽은 맑음.
Ghost 강의 물줄기가 아름답다.
동쪽으로 흘러 나가 Bow 강과 만나 캘거리로 흐르게 된다.
여행의 여독을 풀자고 왔기 때문에 정말 아무것도 안한다.
모닥불에 앉아 책을 읽거나 나무를 깍아 숟가락을 만들거나 하며 각자의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노을.
어제와는 달리 오늘은 더욱더 선명하고 구름까지 살짝 지나가서 더 아름답다.
# 셋째날
아쉽게도 세번째날 아침이 밝았다.
집에 가려니 날씨가 더욱더 좋아진다.
절벽 아래로 내려가서 강물에 발을 담궈보고 싶었지만 올라올 엄두가 나지 않음.
이번 캠핑은 철저하게 푹 쉬는 일정이기 때문에 마음을 다독이며 아무것도 하지 말자고 다짐한다.
저녁까지 푹 있다 가고 싶지만 내일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하기 때문에 아쉽지만 점심을 먹고 캠핑장을 깨끗하게 정리한 후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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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이여서 자주 찾게 되는 곳이지만 이번에는 가족들과 함께 해서 더욱더 재미있는 3일동안의 무료 캠핑이였다.
긴 장거리 여행의 여독을 풀기 위해 철저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3일동안 모닥불에 앉아 푹 쉬다 간다.
전망 좋은 자리를 운좋게 차지하고 덤으로 바람 한점 없는 맑은 날씨를 선물 받아 감사하다.
다음에는 아마도 2019년에 찾을 것 같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