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Outdoor/Scrambling

[Alberta/Canmore] Ha Ling Peak in Winter - 2,470m


* 2017년 11월 13일 월요일


- Max. Elevation : 2,470m
- Elevation Gain : 820m
- Total ascent : +831.1m/-832.3m

- Odometer : 6.7km
- Total time : 4.5 hours



 


아쉽게도 짧았던 2017년 여름이 끝나고 캘거리에는 이른 겨울이 찾아왔다.

10월 한달동안의 한국 여행 이후 재충전의 시간을 끝내고 11월에 첫 겨울 산행을 시작했다.

2017년 봄(후기 보기)에도 올랐지만 겨울에는 한번도 올라본 적이 없어 첫 시작으로 쉬운 하링을 다시 선택했다.


   

** YouTube 동영상 후기 보기 **


-----------------------------------------------------------------------------------------------


2007년과 10년 뒤 2017년 6월에 다시 오르고 이번에는 세번째로 겨울 산행으로 재도전.

산행을 처음하는 동생 두명과 함께여서 쉬운 겨울산으로 하링을 선택했다.

오후에 일정이 있어서 아침 일찍 출발해서 산행을 시작.

아직 겨울 초입이여서 입구에 있는 운하의 물은 얼지 않았다.


벌써 록키에는 눈이 많이 내렸지만 생각보다 눈깊이는 낮다.

마이크로 스파이크 Microspikes 가 있다면 좀 쉽고 안전하게 산행이 가능하다.


시원하면서 상쾌한 공기와 함께 땀을 흘리며 올라오니 벌써 산 중턱이다.

저 아래 Smith Dorrien 과 Spray Valley 가 내려다 보인다.


천천히 올라 1시간만에 수목한계선에 도달.

이제부터 숲길의 완만한 트레일이 아닌 가파른 길로 이루어진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Miners Peak 과 Ha Ling Peak 의 연결선인 Col. 에 도착.

다행히 칼 능선에는 눈이 많지 않아 정상까지는 위험해 보이지는 않는다.


이곳에서 서서 내려다 보면 정상보다 더 풍경이 펼쳐져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곳이다.


점시 숨을 고르고 칼능선을 따라 정상까지 한번에 오른다.


겨울이여서 두배 더 걸려 2시간만에 정상 도착.

겨울의 하링 Ha Ling 정상은 처음이여서 더욱더 감동적이다.


아침에는 날씨가 좋았는데 일기예보다보다 이르게 눈구름이 몰려와 아쉽게도 정상 풍경이 좋지 못했다.

북쪽에 자리잡고 있는 East End of Rundle 일명 EEOR 로 불리는 런들산 너머 밴프는 눈구름때문에 보이지 않는다.


동쪽으로 내려다 보면 Bow Valley 와 캘거리까지 이어지는 1번 고속도로가 보인다.


겨울의 캔모어 Canmore.

마치 영화에 나오는 산속 작은 마을처럼 보인다.


정상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 계획은 눈구름과 함께 몰려온 강풍때문에 포기하고 사진만 찍고 하산을 서둘렀다.

올해 봄에 올랐을때도 강풍때문에 힘들었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강풍으로 서 있기 조차 힘들다.

갑자기 하산길이 영화 히말라야의 한장면이 되고 말았다.


강풍과 눈때문에 트레일은 보이지 않지만 하링은 보기보다는 어렵거나 위험한 곳이 아니여서 그나마 이런 날씨에도 무사히 하산을 할 수 있다.

록키 첫 산행인 동생 두명이 날씨때문에 고생이 많았다.


수목한계선을 지나자 바람이 자자들자 조금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다.

내려다 보이는 Smith Dorrien 은 아침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되어 있다.


미리 마이크로스파이크를 준비 못한 후배들의 하산길은 엉덩이 썰매를 타며 내려와야했다.

그래도 하링이 초보자들에게 알맞은 곳이여서 겨울에도 그리 위험하지 않아 장비가 없어 고생스럽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하산 중간에 숲속에서 점심을 먹고 내려가는 길에 올라가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지만 강풍과 눈보라 때문에 대부분 정상까지 가지도 못하고 내려오는 것을 봤다.

역시 일찍 일어나는 새의 진리는 여기서도 통하는 듯.

4시간 전과 전혀 다른 세상이 되어 버린 등산 입구.


집으로 돌아가면서 다시 올려다 본 하링은 정상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구름에 덮혀 있었다.


역시나 언제나 그렇듯이 캘거리는 반짝반짝하다.

우리가 몇시간전에 영화 히말라야를 하링에서 찍었나 싶게 말이다.


-----------------------------------------------------------------------------------


10년전 나의 모습 처럼 록키의 자연을 사랑하는 동생들에게 첫 등산으로 하링을 소개하게 되어 기쁘다.

나의 첫 산은 하트 Heart 였지만 하링은 혼자 올랐던 첫 산이기 때문에 나에게도 동생들에게도 뜻 깊을 것 같다.

강풍과 눈구름 때문에 정상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갖지 못해 아쉽지만 캘거리에서 가까워 다음에 또 쉽게 오를 수 있는 곳이니 날씨와 시간이 허락될때 편안하게 다시 찾을 수 있으리라.

동생들과 짧았지만 강렬한 추억을 함께했던 산행이였다.

이제 슬슬 하링을 시작으로 올 해의 겨울 록키 여행을 시작해 본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