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버타/록키] 때묻지 않는 자연 // 2003년 8월 23일 토요일
| .* 2일째 2003년 8월 23일 토요일 오전 ## Jasper National Park 오후 |
# 3시 40분 : 출발
=> 나리 덕분에 일어나긴 일어났는데 어찌저찌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늦어졌다. 예정된 출발 시간은 3시인데 벌써 40분이나 지체했다. 빨리빨리 서둘러서 출발.
-Before leaving
. 밤이라 그런지 아님 잠이 덜깨서 그런지 암튼 모든 것이 다 헷갈린다. 고속도로를 찾아야하는데 길을 잘못 들어서서 몇분을 헤매고 말았다. 에구.. -.- 암튼 16a 번 고속도로를 찾아서 가긴 간다. 아침은 가는 차안에서 대충 때우면서...
열심히 달려서 자스퍼 Jasper 입구 초입에 있는 힌톤 Hinton 이라는 마을에 도착. 들어가기 전에 기름을 채우고 잠시 쉬었다 가기로 한다.
# 국립공원 안에는 주유소가 많이 없으므로 기름이 반정도 떨어지면 무조건 기름을 채우는 것이 좋다. 유비무한.
-Petro-Canada gas station
.기름값이 비쌌지만 어차피 채워야하니까가득 넣었다.
- 73.5¢/ℓ, $21.90, 29.795ℓ
# 6시 50분 : Jasper National Park (325km) ->주)에드몬튼을 기점으로 해서 앞으로 거리를 표시함.
=> 드디어 도착. 헥헥..~ 들어가기에 앞서 입장료를 낸다. 입장료는 그룹당 받는다. 2-7명일 경우 하루에 $14 이다. 자세한 요금 정책과 공원 안내는 아래 사이트를 참고.
# http://www.canadianrockies.net/
-The Gate of Jasper
.받은 영수증은 앞 창문 밑에 붙이면 된다. 영수증과 같이 공원 안내책자도 주는데 아주 유용하므로 꼭 받아두자.
-Ticket
.몇달째 계속되는 산불 때문에 록키는 꼴이 말이 아니다. 들어서자마자 느낄 수 있는 것은 매케한 산불 냄새. 군데군데 타버린 벌판이 보이기도 한다.
-Forest Fire
.우리나라 면적 이상 만큼의 산이 불탔다면 믿겠는가..? 수십년 수백년동안 자라온 나무들이 한순간에 사라진다니... 산불이 너무 커서 어떻게 손쓸 수가 없으니 그져 불이 자연적으로 꺼지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 7시 40분 : Maligne Canyon
=> 첫목표점에 도착. 이제부터는 시간이 없으므로 촉박하다. 하지만 산너머로 떠오르는아침 햇살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The Parking lot of Maligne Canyon
.산책로가 아주 잘 닦여 있기 때문에 쉽게 접근 가능하다. 우린 시간이 없는 관계로 짧게 다녀오기로 했다.
-The map of Maligne Canyon
.약 1시간 코스기 때문에 우린 끝에까지는 못가고 앞에만 가봤다. 아주 아담한 협곡이다.
-Maligne Canyon
.공기가 아주 맑아서 머리까지 맑아지는 기분이다.이 참에 화장실까지 가서 몸도 깨끗히..~ -.-
-Medicine Lake
. 가는 길에 메디신 호수도 있으니까 잠시 둘러보고... 이 호수는 가을에 호수물이 빠짝 마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옛날 인디언들은 신의 재앙 때문이라고 생각했다는데... 원인은 호수 밑바닥이 석회암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물이 호수 밑바닥으로 빠져버린단다. 우리가 갔을 때도 물이 많이 말라 있었다.
다음 기점은 조금 먼 마린 호수 Maligne lake. 캐나다 최고의 호수라고 극찬 받는 곳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빙하호란다.
-The model of Maligne Lake
.저 긴 호수를 배를 타고 가봐야 진정으로 이 호수를 봤다고 할 수 있는데 우린 시간 관계상 그리고 금전 관계상 그냥 통과다. 다음을 기약하는 수밖에...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 나가야 하기 때문에 약간 지루한 감도 없지 않지만 그래도 주변 경치가 멋있다. 그런데 산악지역이라 날씨가 오락가락한다. 비가 왔다안왔다하니... 모자가 있는 방수옷을 한벌 가져가는 것이 좋다.
# 16번 고속도로에서 마린 호수로 가는 길 다리를 건너자마자 오른쪽으로 또 다른 길이 있다. 이곳은 자스퍼 파크 로지 Jasper park lodge 로 가는 길인데 최고급 리조트 호텔이므로 한번 둘러보는 것도 좋다. 자스퍼 다운타운으로가기 전에 둘러보면 된다.
다음 목적지는 자스퍼 다운타운. 다운타운은 보나마나 음식점과 기념품상가 뿐이므로 그냥 통과다. 다운타운 근교를 돌아보기로 한다.
# 9시 50분 : Patricia Lake (446.9km)
=> 호수가 아주 작은데 하이킹 코스를 따라서 말을 타고 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우리도 타고 싶던데... 호수에서는
스쿠버다이빙하는 사람들도 있더군. 암튼 어떻게 노는지 아는 캐나다인들이다. 도로를 달리다보면 심심찮게 말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을
많이볼 수 있다.
-Patricia Lake
.조금더 들어가면 피라미드 호수 PyramidLake도 있다. 호수 한가운데에는 작마한 멋진 섬도 있으니까 꼭 둘러보기.
이때 처음으로 야생 동물 발견. 사람들도사진 찍느라 바쁘다.
-Elk
. 이렇게 길가에 나와서 응아를 놓거나 풀을 뜯어먹기 때문에 운전할 때 특히 조심해야한다. 국립공원내에서는 모주건 조심 운전. 사고나면 운전자뿐만 아니라 야생동물에게도 큰 피해가 간다. 특히 다리가 긴 사슴을 치면 사슴이 운전자쪽 창문으로 날아오기 때문에 운전자가 죽을 수도 있다. 조심조심..
# 12시 55분 : Angel Glacier (551.7km)
=>산을 몇 개 넘어가야하는 난코스다. 꼭 강원도 도로를 달리는 기분인데 고향에 돌아간 느낌이 든다. 엔젤 빙하 초입에
있는 Cavell Lake에 꼭 들렸다 가자. 물 색깔이 너무 이쁘다. 이 호수는 엔젤빙하에서도 내려다 보인다.
-Cavell Lake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에메랄드 빛이다.물색깔이 어떻게 저렇게 될 수 있는지 마냥 신기하다. 하자만 발은 담그지 말자. 동상 걸릴 수 있을 정도로 엄청 차다.
유명한 곳인 만큼 사람들도 엄청 많더군. 주차장부터 빙하 앞까지는 걸어가야하는데 길이 잘 닦여 있으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왕복 코스는 약 45분 소요. 거리는 1.6km.
-Trail Course
저렇게 원을 그리듯이 돈다
.여름이라 빙하가 많이 녹았더군. 하지만 천사날개같이 생긴 빙하는 멋졌다. 산정상에 있는 빙하가 계속 녹아서 아래쪽으로 폭포와 같이 엄청난 물이 내려오고 있는데 빙하가 얼마나 크면 저렇게 녹아도 멀쩡한지 신기하다.
-Glacier
여름의 별미
.내려가는 길은 평탄하기 때문에 쉬엄쉬엄 걸어가면 된다. 주차장까지는 금방이다. 이젠 다시 되돌아가는 긴 산길이 남았다.
# 14시 30분 : Athabasca Falls (585km)
=>길을 되돌아나와 93A 도로를 타고 쭈욱 내려가다 보면 아사바스카 폭포를 만나게된다. 쉽게 찾을 수 있다.
폭포라고 하기에는 약간 작은 느낌이지만 엄청난 물은 볼 만하다.
-Athabasca Falls
.폭포 주변으로 전망대가 많으므로 쭈욱 돌아보면서 보면 다양한 폭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젠 컬럼비아 아이스필드가 오늘의 마지막코스가 된다. 93 도로를 타고 쭈욱 내려간다. 가는 도중에 중요 전망대가 있으면 꼭 쉬었다가 가자.
-View Point
.가는 길이 아주 멋지므로 속도는 줄이고 경치를 감상하자.
-Weeping Wall
눈물의 벽
.너무 멀어서 잘 안보이지만 장관이다. 어디서 저런 물이 쉼없이 내려오는지 모르겠다. 가는 도중에 너무 졸려서 1시간 30분을 낮잠을 자고 다시 출발했다. 어제 제대로 못자서 그런지 정말 졸립더군.
-오늘의 마지막 코스를 향해 달린다
# 17시 40분 : Icefield Centre (660.5km)
=> 드디어 도착. 우선 안내소에서 몸 좀 녹이고 주변 관광지도를 얻었다. 상당히 큰 안내소여서 기념품상가도 있고 음식점도 있다. 물론 빙하위를 달리는 투어의 출발점이 이곳이기도 하다.
-Icefield Centre
.관광안내소에서 맞은편 컬럼비아 아이스필드를 볼 수가 있다. 사람들이 걸어 올라가는 모습이 보인다.
다시 차를 타고 안내소 바로 맞은편에 있는 오늘의 하이라이트 Columbia Icefield로 간다. 바로 앞까지는 차가 가지 않고 좀 먼곳에 차를 놓고 가야한다. 산을 조금 올라가야하므로 그리고 추우니까 단단히 챙겨입고 가자.
마우스로 드래그하시면 방향전환이 가능하며 클릭하시면 정지됩니다. |
- Columbia Icefield
관광안내소부터 시작해서 빙하앞까지 숫자가 차례로 올라가길래 높이 표시를 해놓은줄 알았더니 그게 빙하가 있던 연도 표시더군. 즉, 1890년대는 빙하가 관광안내소 바로 앞에까지 있었는데 이게 차츰 녹아서 현재의 위치까지 올라온 것이었다. 이런식으로 가다가는 언젠가 이 빙하가 없어질지도...환경파괴가 여기서도 일어나고 있었다.
-Columbia Icefield
. 정말 이게 말로만 듣던 빙하. 빙하 깊이가아주 깊다던데 간혹 틈새로 사람이 빠져서 죽는 경우도 있단다. 특히 여름에는 빙하가 많이 녹기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한다는데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쩝..~ 우린 겁이 많아서 아래 부분에서만 놀다가 사진을 찍고...
저 산뒤로도 엄청 큰 빙하 평원이 이어지는데 그곳까지는 투어버스를 이용해야만 한다. 버스 비용이 두당 약 24불인 것 같던데 너무비싸서 우린 포기. 다음에 다시 올 기회가 있을테니까 그때 투어에 참가하기로 했다.
날씨도 추워지고 산악지역이라 해도 금방떨어져서 우선 잠자리를 찾기로 했다. 바로 옆에 캠핑장이 있어 그곳에서 첫 캠핑을하기로 한다.
이곳 캠핑장들은 규모가 작은 경우 셀프로 이용해야하므로 사용법 숙지가 중요하다. 우리도 처음 이용하는거라 약간 버벅거렸는데 곧 사용설명서 읽어보고 쉽게 등록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가르쳐 주고... 그럼 사용법 강좌로 바로 들어간다.
1. 캠핑장 파악 : 캠핑장 입구에 지도가 있으므로 대충 지리를 파악한 후 진입한다.
-Map
요렇코롬 생겼구만
2. 장소 선택 : 대부분 일반통행이므로 조심해서잘 들어가야한다. 마음에 드는 장소를 선택하고 팻말에 박힌 번호를 기억해 둔다.
-Number
.위와 같이 번호 밑부분에 아무 쪽지도 있지않으면 빈자리이다.
3. 등록 : 다시 입구로 되돌아와서 차를 주차하고 등록을 한다. 봉지를 하나 꺼내서 간단한 인적사항과 조금전에 찍어둔 번호를 뒷면에 적고 돈을 넣은 뒤 요금통에 투입하면 된다.
-Resistration
.인적사항을 적을 때 두면에 동일하게 적는데 이때 다른면을 우리가 가져야한다. 왜냐하면 아까전에 본 번호가 적힌 말뚝에 붙여놔야하기 때문이다.
-Self-Resistration
.요금은 캠핑장마다 약간씩 다른데 최저가격이 아마도 13불인 듯. 이렇게 하면 등록 끝. 이젠 텐트를 설치하고 밥을 먹으면 된다.
-Our Camping Place
.주변에 산불이 많이나서 불 피우는 것은 금지란다. 우..~ 불이 없으면 캠핑 기분이 안나는데 말이쥐. 암튼 텐트를 얼렁치고 밥을 먹기로 했다. 간혹 불을 지피면 돈을 더 받는 곳도 있던데 여기는 무료인 것같다.
-Tent
.허걱..~ 치고 보니 텐트가 이렇게 빈약할수가... 창문에 모기장만 있고 닫을 수가 없다. 그냥 횡하니 창문 열어놓고 자는꼴이된다. 추운데 잘 잘지 벌써부터 걱정이... 암튼 걱정은 뒤로 미루고 밥부터 먹자.
-Supper
.밥을 아주 푸짐하게 잘 먹었는데 그냥 자기뭐해서 다시 한번 더 안내소에 가봤다. 해질 때 보는 빙하는 또한 멋지더군.
.하지만 이때까지도 우린앞으로 닥쳐올 불운을 모르고 있었다.
곰 출몰지역이기 때문에 음식물 처리를 잘해야한다. 텐트에 음식물을 두고 자면 곰이 공격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모든 음식은 차안에 두거나 캠핑장에 마련된 사물함에 넣어두어야한다. 물론 쓰레기도 치워놓아야하고.
에어매트와 침낭을 꺼내놓고 내복도 든든하게입고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이젠 자는 일만 남았는데 운전석 차문에 있는 닫기버튼을 누른뒤 차문을 닫는 순간 아차...~ 차 키..~ 키가 내 잠바 주머니에 있었는데 그 잠바가 뒷자석에 있었다. 정말 눈앞이 깜깜해지더군. 도심지역도 아닌 아무것도 없는 산에서 차문이 잠겼으니 앞일이 막막했다. 가장 가까운 곳이 자스퍼 다운타운인데 그곳까지는약 3-4시간 걸리는 거리. 이 깜깜한 밤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더군다나 내일은 일요일이라는 생각이 스치자 더욱더 머리가 복잡해진다. 아윽..~
나리가 어차피 이렇게 된거 잠이나 자자고해서 걱정은 뒤로 미루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내일 일이 걱정이 되어 잠이 오지 않는다. 이렇게 우리의 고통스러운 첫 캠핑의 밤이 깊어만 갔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