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18일 수요일
- 이동 구간 : 속초등대전망대 - 영금정 - 속초버스터미널 (45코스)
- 이동 거리 : 3km (누적 거리:63km)
- 이동 시간 : 1시간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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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 4일 일정 중 마지막 날.
두번째와 셋째날 상당히 많이 걸어서 첫날과 마지막날은 여유가 많다.
느긋한 아침으로 시작해서 속초등대를 지나 영금정을 들려서 터미널까지 천천히 걸어가기로 한다.
오늘 비가 오후부터 온다는 예보다.
덕분에 어제 저녁부터 세차게 부는 바람때문에 시끄러운 밤을 보냈다.
다행히 넉넉히 큰 타프 덕분에 따뜻하다 못해 가장 더운밤이였다.
나무 사이가 너무 좁아서 해먹 설치가 되지 않아 바닥에 임시 방편으로 펼쳐놓고 잤다.
전망도 좋고 자리도 넓은 곳이지만 아쉽게도 무료 와이파이는 잘 안잡힌다.
물론 높이 들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 신호가 걸리기도 한다.
마지막 일출을 보면 좋았을텐데 날씨가 흐려서 해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아침을 먹고 천천히 짐을 가방에 다시 챙겨 넣고 출발.
속초등대를 어제 봤으니 바로 패스.
등대 앞 가야금 조형물.
해안도로를 따라 걷는다.
어젯밤 시끄러웠던 유흥가(?) 거리.
등대 바로 옆이여서 얼마 걷지 않아 바로 도착.
작은 계단을 올라간다.
영금정에 도착.
작은 정자다.
하지만 정자에서 내려다 본 동해안의 풍경은 멋지다.
흐린 하늘과 바람이 아니였다면 100점짜리 풍경이였을텐데.
뒤돌아보면 속초국제여객터미널이 보인다.
저 큰배가 러시아까지 가는 듯 하다.
영금정을 내려와 왼쪽 아래에 있는 해맞이 정자를 찾아간다.
가는 길에 있는 오래된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들이여서 신기하다.
바로 몇십년전인 1990년 사진같지 않게 더 오래된 보인다.
해맞이 정자로 작은 철다리가 연결되어 있다.
나무가 아닌 콘크리트로 튼튼하게 만들어진 정자다.
조금전에 봤던 1990년대 사진의 풍경이 2015년 사진으로 바뀌어 있다.
왼쪽 언덕위에 속초등대가 보인다.
뒤돌아 보면 조금전에 올랐던 영금정이 있다.
이제 동해안과 작별인사를 할 시간이다.
오랫동안 파도소리를 가슴 속 깊이 새겨 넣는다.
방향을 틀어 여객터미널을 지나친다.
이미 등교와 출근 시간이 지나 있어 한산한 속초 거리.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벌써 속초버스터미널이다.
너무 싱겁게 하루가 끝나는 것 같아 이리저리 괜찮은 식당을 찾아봤지만 아침이라 문 연 곳이 전혀 없다.
버스 시간이나 물어볼까 하고 매표소에 갔더니 15분뒤 출발이란다.
다음 버스들은 모두 완행.
급하게 표를 사고 어정쩡하게 터미널 옆 김밥집에서 김밥 두줄을 샀다.
김밥이 만들어지는 겸에 화장실에서 시원하게 새단장.
3박 4일의 혼자 즐거웠던 여행는 버스를 타면서 끝이 난다.
다행히 평일이여서 사람들이 많지 않아 넉넉하게 자리에 앉아 간다.
즐거웠던 추억을 되짚어가며 따뜻한 집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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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 4일 동안
고성 통일안보공원에서 시작, 속초까지
총 63km를 걸었고
수십개의 마을과 해수욕장을 지나
동해안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느끼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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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계획했던 설악산 종주를 하지 못해 아쉬웠다.
2차 계획이였던 울릉도 여행도 사정상 다음으로 미뤄야했지만
대안으로 찾은 파도소리와 태평양을 마주한 해파랑길 걷기는 힘들었지만 재미있는 여행이 되었다.
이제 우리나라도 이렇게 아름다운 해파랑길이 만들어져 전국으로 이어지는 걷기 좋은 길이 생겨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걸으며 몸으로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동해안의 일출과 아름다운 해안을 원없이 보았지만 분단의 아픔으로 남겨진 철조망과 군부대 초소가
방해물이 되어 값으로 매겨질 수 없는 아름다운 풍광을 해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언젠가는 다시 옛날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날을 기대해 본다.
한걸음 한걸음 짧지만 길었던 길을 걸으며 평생 동안 잊혀지지 않는 우리나라를 보았다.
마지막으로 프랑스의 철학자 사르트르의 말을 남겨 본다.
"존재한다는 것이 걷는 것이다. 인간이란 걸을 수 있을 만큼만 존재한다."
이상.
꼼틀 꿈틀 캐나다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