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ckies/Banff National Park] Mount Temple // 2007년 8월 18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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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lass 2 – Steep Hiking, Use of hands, Route finding, Some exposure |
#Hightlights
=> 남쪽 록키중 세번째로 높은 산, 캐나다 록키중에서는 11번째로 높다. 물론 산행 도구 없이 오를 수 있는 산중에서는
가장 높은 산으로 3,543미터에서 내려다보는 레이크루이즈 건너편 Victoria 산 (산때문에 아쉽게도 레이크 루이즈는 보이지 않는다)과 모레인
레이크의 절경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하지만 산이 높은 만큼 산행도 약간 까다롭고 날씨변화를 예측할 수 없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그 해의 온도에 따라 산정상의
눈상태가 변화하므로 오르기전 레이크루이즈 안내소나 기상청 데이터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 여유가 된다면 만약을 위해 미끄럼
방지용으로 얼음도끼 Icd axe 를 하나 정도 준비해 가면 좋다.
또한 야생곰이 자주 나타나는 곳으로 법에 따라 4인 이상 동반 산행이 필요한 곳이다. 덧붙여서 곰스프레이(Bear deterrent spray)라는 안전도구를 하나 사서 간다.
# Getting there
=> 캘거리에서 1번을 타고 서쪽으로 Lake Louise 까지 쭈욱 달리다가 (approx. 187km) 빠져서 모레인
레이크 (Moraine Lake) 방향으로 좌회전해서 약간만 달려 들어가면 (approx. 12km) 모레인레이크 주차장에 차를 댈
수 있다. 올해 새로 길을 포장하고 주차장도 깨끗하게 단장했으므로 운전하기에는 훨씬 수월해 졌다. 모레인 레이크는 레이크
루이즈와는 달리 겨울에는 길을 폐쇄하므로 여름에만 볼 수 있는 호수다.
# Route Description
=> 주차장에서 레이크 오른편 방향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오른쪽으로 랏지가 보이고 랏지를 뒤로두고 쭈욱 올라가면 산책로를
통해 템플 산으로 가는 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혼자 오거나 인원수가 부족하다면 랏지앞에서 조금만 기다렸다가 다른사람들과
동행해서 올라가면 된다.
산행중 간혹 길을 잃을 수도 있으므로 앞의 길을 미리 관찰하면서 올라가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주말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유명한 산이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산이 험난하므로 항상 조심의 조심을 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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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캘거리에서 2시간 떨어져있는 밴프국립공원 안에 자리잡은 템플 산에 도전하기로 했다. 야생곰 때문에 법으로 그룹산행을 필수로 해야하기 때문에 인원수를 맞추기 위해 2주전부터 사람 모으기에 들어갔다. 나 포함 4명을 만들었는데 1명이 불참. 하지만 다른 그룹 사람들과 함께 동행하게 되어 4명 이상의 좀 큰 그룹이 만들어 졌다.
산행전에 자료조사를 해보는 중 1955년에 미국 십대들이 무모하게 산행중 산사태로 목숨을 잃었다는 기사를 보고 약간 충격을 먹었지만 최근의 지구온난화로 눈은 그렇게 많이 쌓여있지 않다. 단, 야생곰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많으므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나도 이번 산행을 위해 베어스프레이를 하나 구입했다. 곰을 향해 발사하면 약 45분에서 1시간동안 눈을 마비키실 수 있는 액체 스프레이로 최루단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 구입은 MEC(http://www.mec.ca) 에서 가능. 위험물질로 구분되기 때문에 구입시 신분증 제출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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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g
$25
.325g($35) 짜리도 있지만 난 작은 곰을 만나길 빌면서 작은걸로 구입했다. 작은것은 휴대성도 높으나 큰걸로 구입해도 무방.
산이 큰만큼 산행 시간도 길기 때문에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서 캘거리 서쪽 끝 마을 Valley Ridge에 있는 몰에서 5시에 다른 사람들과 만나 같이 출발하기로 했다. 나는 많아야 5명을 예상했었는데 모이고 보니 나까지 16명. 갑자기 곰스프레이를 괜히 샀다는 생각이.... 아무튼 단체로 차를 나눠타고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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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길 내내 뒤에서 잤다
.캘거리에서 레이크루이즈까지는 약 2시간 정도 걸린다.
아침 7시 10분에 모레인 레이크 주차장에 도착. 장비를 챙기고 바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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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인 레이크 주차장
.이른 아침인데도 많은 차들이 이미 주차되어 있었다. 정보에 의하면 산정상에는 작년만큼 눈이 많이 남아 있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바람이 많이 불고 온도가 아래쪽보다는 낮기 때문에 든든한 방한 장비가 필요하다. 반드시 모자가 있는 옷이나 혹은 두툼한 귀까지 덮을 수 있는 모자와 함께 장갑도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참, 또하나 트레일이 무지 가파르기 때문에 머리 보호를 위한 튼튼한 산악용 헬멧이 필요하다. 구입하기가 부담스러우면 자전거 헬멧도 좋지만 아무래도 산악용보다는 약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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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 무지 중요하다
.캐나다 야생곰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이곳에서 얻을 수 있다. 읽어보면 알겠지만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곰을 만났을 때 높은 나무오르기 같은 행동은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레인 레이크는 레이크 루이즈의 명성에 가려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숨은 명소이기도 하다. 옛 20달러 지폐 뒷면에도 새겨질 정도로 아름다운 호수다. 호수 주변으로도 다양한 하이킹 코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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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20달러 지폐 뒷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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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오른쪽으로 간다
.호수에서 숲길을 따라 가는데 경사가 가파르기 때문에 지그재그로 올라가야한다. 아침이라 아직 시동이 걸리지 않아 잠시 쉬었다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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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그룹 15명+나
.다들 경험들이 많아서 불편하지는 않았다. 내가 가장 나이가 어리다는 것 빼고는... 나도 할아버지 되서도 이렇게 다닐 수 있을지...
숲길을 빠져나오면 라치 밸리 Larch Valley가 한동안 이어진 후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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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로 드래그하시면 방향전환이 가능하며 클릭하시면 정지됩니다. |
.이곳까지는 충분히 쉬엄쉬엄 올라올 수 있는 쉬운 하이킹 코스이므로 모레인 레이크까지 오는 분들은 이곳 밸리까지 올라와서 경치를 보고 가는 것을 권장한다. 이곳에서 모레인 레이크에서 가장 유명한 10개산 중 8개를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호수만 보고 가는데 그것은 반만 보고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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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하룻밤 야영을 해도 좋을 것 같다.
곰만 없다면...
.자~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행 시작이다.
.지그재그로 패스 정상까지 오른 후 가파른 코스로 오른쪽으로 꺽어 정상까지 오른다. 바위와 작은 잔돌 그리고 한여름이라도 눈이 녹은 후 밤에 얼어붙은 빙판길도 있으므로 미끄럼에 주의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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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가 깊어서 지그재그로 오른다
.패스까지 오른 후 휴식. 준비해온 간식으로 아침을 이곳에서 쉬면서 먹는다. 모든 사람들이 대부분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을 칩멍(다람쥐같이 생긴 땅에 사는 동물)도 다 아는지 내가 앉자마자 내 앞에 와서 두손을 모으고 어찌나 가엽게 아침을 달라고 쳐다보는지... 쉬렉의 고양이가 생각났지만 야생동물에게 음식을 주는 것은 엄연히 불법. 눈물을 머금고 내가 다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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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친구야
캐나다 법을 따라야지
.가방까지 뒤지는 놈이므로 단속 철저히..~
휴식 끝. 다시 산행 시작. 이제부터는 직각 코스다. 돌 때문에 길이 잘 안보이므로 돌무더기나 리본 안내를 따라 오르면 된다. 오르는 길이나 내려가는 길이나 한 개는 아니므로 자신에게 맞는 길(?)을 선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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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무더기와 리본 안내(빨간색 혹은 노란색)
.간혹 난코스도 나타나므로 두손과 두발을 이용해서 최대한 안전하게 오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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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코스중 하나
낙석 조심
.앞에 오르는 사람과는 충분한 간격을 유지하고 올라야 떨어지는 돌을 피할 수 있다. 혹은 돌머리가 아닌 사람은 헬멧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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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나온 라치 밸리
.지금까지 올라봤던 산들과는 차원이 틀리다. 헥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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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저 꼭대기가 정상인데...
.드디어 중간 지점 도착. 다시 휴식. 장시간 산행이기 때문에 충분한 물과 에너지 공급을 위한 음식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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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산세가 정말 멋있다
1900미터 지점
.템플산은 주변 산들이 병풍을 두른 듯해서 정상 풍경이 절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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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정상에서 먹어야하기 때문에 다시 목표를 향해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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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도 올라가도 끝이 없네
.다들 체력 소진과 상당한 고도 상승으로 인해 산소 부족으로 올라가는 속도가 처음처럼 나지가 않는다. 더군다나 작은돌+눈+얼음+물+진흙 때문에 미끄럽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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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정상이 바로 눈앞에
.이젠 정말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다. 천길 절벽을 오른쪽에 두고 정상까지 직선으로 올라간다. 하나 둘, 하나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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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정상 정복
3,543m 꼭대기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렇게 높은 산에 올라봤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인 백두산이 2750미터. 이젠 백두산에 안가봐도 여한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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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로 드래그하시면 방향전환이 가능하며 클릭하시면 정지됩니다. |
마침 바람이 많이 불고 구름이 많이 껴서 멀리있는 산까지는 볼 수 없었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장관이었다. 위 파노라마 사진에서 저 아래 짙은 파란색으로 길게 뻣어있는 빛나는 호수가 모레인 호수. 레이크루이즈는 다른 산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이 맛에 산을 오른다. 내려갈길이 걱정이지만서도...
한여름이지만 아직까지 녹지 않는 만년설위에 누워도 보고 점심을 먹은 뒤 하산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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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코스
.하산은 올라왔던 길과는 달리 왼쪽으로 붙어서 거의 직선으로 내려간다.
.왔던 길로 되돌아가도 되지만 돌아가기 때문에 하산은 직선 길로 내려가는 것이 더 재미있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하지만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는 법. 지름길은 좀 힘들다는거... 지그재그 그런거 없이 그냥 쭈욱 쭉 내려간다.
잔돌(Scree)길이므로 스키타듯이 미끄러져 내려오면 된다. 넘어지지 않으려면 장단지에 힘을 꽉 주고 발꿈치에 힘을 줘야한다. 길이 길다보니 다리가 후들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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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시간
.다 내려오고 나서 모두들 다리가 아프다고 난리다. 하지만 모두 만족스러운 산행임에는 동의. 날씨도 완벽했으니 불만은 없다.
내려오는 길에 비가 한두방울씩 오더니 주차장에 되돌아오자마자 하늘에 구멍난것 처럼 갑자기 비가 퍼붓기 시작한다. 휴~ 빨리 내려오기 다행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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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후 모레인 레이크
.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장 높은 산을 올라봤고 밴프에서의 첫등반이었기 때문에 이번 산행이 더욱더 좋았다. 나혼자 1박 2일로 일정을 잡아서 캠핑 후 다음날에는 밴프 설퍼산을 오르려고 했는데 비 때문에 취소.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최근 2년 이상 레이크루이즈 앞 고속도로 확장 공사 때문에 돌아오는 길이 엄청 막혔지만 다행히 2시간 이상은 걸리지 않았다.
생애 처음으로 가장 높은 약 3500미터 정상에 올랐다. 보통 장비 없이 오를 수 있는 산들이 3000미터 정도 인데 약 500미터가 높아 정상에서의 경치는 가히 명장면이였다. 주변 모든 산들을 발 아래에 두고 만년설과 빙하위에 서서 보는 아래세상은 신선 노름이 따로 없었다. 록키 최고의 산이라고 말해도 과장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밴프에 오면 거치는 곳이 레이크 루이즈 그리고 밴프시내가 기본 코스다. 하지만 록키의 숨은 맛을 보려면 주변 하이킹 코스나 혹은 산을 오르면 100%를 즐길 수 있다. 평생 동안 다녀도 다 가볼 수 없는 수많은 곳들이 록키에는 지천으로 널려있다. 앞으로 유명산들을 하나하나 정복한 뒤에 숨은 명소도 찾아서 가보는 것이 꿈이다.
다음에도 다시 한번 더 이 산에 도전해 봐야지. 하지만 5년 이후에...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