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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door/Hiking

[Canada/Alaska] Road Trip through The Wild North, Alaska - Day 18

2017년 9월 4일 월요일 / 여행 18일째

Jasper - Valley of the Five Lakes - Calgary = 420km/5h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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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간의 Road trip이 마무리되어 가는 날이다.

자스퍼에서 마지막 밤을 보낸 뒤 아침 일찍 짧은 하이킹을 끝내고 캘거리로 돌아간다.


* 2017년 9월 4일 월요일

- Max. Elevation : 1,175m
- Elevation Gain : 92m
- Odometer : 10km Return
- Total time :  3 hour 



 

자스퍼에서 가장 유명한 하이킹 트레일 중 하나인 Valley of Five Lakes.

자스퍼에 와도 일정이 바빠 생각만 하던 곳인데 드디어 오늘 그 마침표를 찍는다.

   

** YouTube 동영상 후기 보기 **


자스퍼 시내에서 트레일 주차장은 약 11km 남쪽(13분)에 있다.

http://www.hikejasper.com/Hiking-Valley-of-the-Five-Lakes-in-Jasper.html

주차장에서 약 600미터 직진해서 걸어들어가면 다리를 건너자마자 갈림길이 나온다.

보통 많은 사람들이 오른쪽으로 돌아 마지막 호수에서 되돌아 나오지만 나는 왼쪽으로 크게 돌아서 첫번째 호수를 시작으로 마지막 다섯번째 호수까지 천천히 돌아보고 나왔다.

Topo Map


Google Map


Elevation VS. Dist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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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캘거리로 일찍 돌아가려면 아침 일찍 하이킹을 시작해야한다.

어제 날씨를 오늘도 이어가는 일기예보여서 걱정없이 시작했는데 아침부터 안개가 많다.


이른 시간이여서 주차장에는 차들이 별로 없다.

지도를 보니 자스퍼 시내까지 트레일이 연결되어 있다.

나는 호수를 차례로 둘러보고 한바퀴 돌아 나오기로 계획을 잡았다.


넓은 잘 닦인 트레일을 따라 안개낀 숲속을 걷는다.


약 600미터 정도 짧은 숲길을 걸어 나오면 작은 개울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도착한다.


안개가 두꺼워 호수를 제대로 볼 수 없을 것 같아 안개가 사라질때까지 시간도 벌고 단체 하이킹팀을 피해 왼쪽으로 꺽었다.


자스퍼에서 Wabasso lake 까지 이어지는 9번 트레일을 따라 올라간다.


역시 예상대로 사람이 없어 좋다.


9번과 9a 갈림길에서 첫번째 호수를 보기 위해 오른쪽으로 꺽는다.


약 4.5km를 걸어 도착한 첫번째 호수.


안개도 어느덧 얇아지고 파란 호수물과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물에는 다슬기도 산다.


앉아서 잠시 기다리니 거짓말처럼 안개가 사라지고 파란 하늘이 가득찬다.


예전에 캠핑장이 있었는지 호수 주변에 화덕이 있다.


조용한 호숫길을 혼자 걸으니 너무 좋다.


다섯개 호수중 가장 큰 첫번째 호수.

빛과 보는 각도에 따라 색깔이 다양하다.


호수 너머로 휘슬러 스키장도 보인다.


첫번째 호수의 마지막 끝 부분.

뱃놀이 하기에 딱 좋은 호수다.


그리고 조금더 걸어 가면 연속으로 이어지는 두번째 호수.


다섯개의 호수중 가장 작다.


호수라고 하기에는 약간 애매한 크기여서 연못같은 분위기다.


세번째 호수 도착.


진한 물색깔이 특징이다.


그리고 세번째 호수 반대편 끝에 있는 빨간색 의자 Red Chairs.

사진 찍는 명당으로 Valley of the five lakes 를 대표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두번째 호수와 비슷한 모양의 네번째 호수 도착.


다섯개 호수중 가장 특징 없는 호수다.


호수 남쪽 끝에서 바라본 모습.


그리고 다섯번째 호수.


배를 탈 수 있게 선착장도 있고 다섯개 호수중 두번째로 크다.


에메랄드 빛의 호수.


작은 언덕을 올라서면 아침에 건넜던 다리에 도착한다.


오후가 되자 마지막 연휴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다.

짧은 3시간의 아침 하이킹을 이렇게 마무리한다.


피크닉장에서 점심을 먹고 맑은 하늘을 친구삼아 캘거리까지 신나게 달려간다.


18일만에 다시 돌아온 캘거리는 조용히 나를 반겨준다.


연휴의 마지막날이여서 고속도로에 차가 많지만 캘거리 간판이 보이니 반가움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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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캐나다 지인들은 불혹의 나이를 잠시 자신을 뒤돌아 보고 앞을 내다보는 쉼표로 생각한다.

나도 이 때가 되면 큰 삶의 깨달음은 아니더라도 꿈을 이루거나 삶의 의미를 다시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갖고 싶은 마음이 있는 동시에 나만의 자유를 찾고 싶기도 했다.

그래서 혼자만의 여행을 꿈꿨고 그 목적지로 Iceland, Grand Circle, 과 알래스카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

Grand Circle은 부분적으로 가족들과 작년 봄에 돌았기 때문에 제외시키고, Iceland는 비행기를 타야하는데 올해 한국 방문이 예정되어 있어 다음에 가족들과 함께 가기로 해서 다시 제외되었다.

그리고 남은 알래스카로 가는 Road Trip이 여러각도에서 맞아 떨어졌다.

3주 이상 가고 싶었지만 다른 일정도 있는 바람에 18일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북서부 캐나다와 알래스카를 모두 돌아봐야하는 장거리 여행이여서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해 아쉬웠지만 TV로만 보던 북아메리카의 방대한 야생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순간의 연속이였다.

알래스카를 간다고 하니 주변 사람들이 모두 묻는 첫번째 질문이 "왜 거길 가?"였다.

캘거리에서 알래스카 수도 앵커리지까지는 40시간을 쉬지 않고 달려야하는 약 3,400km의 엄청난 거리에 캐나다 록키와 비슷한 곳(나무, 빙하, 돌), 대단한 볼거리가 없는 곳에 나는 왜 가는가에 대한 정확한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거창하게 나를 찾아서라는 대답 보다는 "그냥"이 맞는 것 같다.

사람이 없는 끝없이 이어지는 산, 빙하와 호수가 펼쳐지는 도로를 신나게 달려보고 싶었고

멈추고 싶을때 가고 싶을때 

그리고 내가 이 자리에, 이 순간에 있음의 감사를 마음속 깊이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리라.

총 이동거리 8,641.5km, 총 운전시간만 114시간 38분의 기록과 더불어 캐나다의 아름다움을 18일동안 온몸으로 함께한 소중한 시간이였다.

나는 또 달리고 싶다.


길 없는 숲에 기쁨이 있다,

외로운 바닷가에 황홀이 있다,

아무도 침범치 않는 곳,

깊은 바다 곁, 그 함성의 음악에 사귐이 있다:

난 사람을 덜 사랑하기보다 자연을 더 사랑한다,

이러한 우리의 만남을 통해,

현재나 과거의 나로부터 물러나,

우주와 뒤섞이며,

표현할 수 없으나

온전히 숲길 수 없는 바를 느끼기에.


There is a pleasure in the pathless woods,
There is a rapture on the lonely shore,
There is society, where none intrudes,
By the deep sea, and music in its roar:
I love not man the less, but Nature more,
From these our interviews,
in which I steal From all I may be, or have been before,
To mingle with the Universe,
and feel What I can ne'er express,
yet cannot all conceal.

- from Childe Harold, Canto iv, Verse 178, By George Gordon Byron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