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8일 금요일 - 8월 10일 월요일
오랫동안 희망사항으로만 마음속에 간직했던 Elbow lake 로 온가족 백팩킹 여행을 떠나기로 계획했다.
공식적으로 가족이 모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워낙 인기있는 캠핑장이여서 한달전에 미리 느긋하게 예약를 해두었다.
물론 날씨가 좋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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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작년 11월에 설신을 신고 겨울에 올라왔던 곳이기도 하다.
엄마의 첫 백팩킹이기 때문에 거리가 멀지 않고 아름다운 곳을 찾아 떠났다.
주차장에서 캠핑장까지는 약 1.5km 정도로 가뿐하지만 경사가 완만하지 않아 조금 힘들 수도 있다.
http://www.albertaparks.ca/peter-lougheed/information-facilities/camping/elbow-lake-backcountry.aspx
Topo Map
Google Map
Elevation VS. Dist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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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거리에서 차로 약 1시간 40여분을 달려가야하기 때문에 금요일 저녁 퇴근 후 재빨리 짐을 챙겨서 출발했다.
40번 도로에 진입하면서 비가 내리다 말다를 반복하더니 주차장에 도착하자 안내리던 비가 딱 맞춰서 엄청 내리기 시작한다.
비가 많이 내리면 올라가기 힘들기 때문에 갈까 말까를 고민하다가 거리가 짧으니 비를 맞으면서라도 올라가자고 합의를 보고 출발.
비옷을 챙겨입고 트레일 입구를 들어서자 정말 거짓말처럼 비가 멈춘다. 야호..~
캠핑장까지는 공식적으로 1.3km, 뭐 가뿐하네~
Peter Lougheed 주립공원은 야생화로 유명한 곳이다.
이곳도 야생화가 만발이다.
트레일 곳곳에 아름다운 꽃들이 가득해서 오르는데 지겹지 않다.
올라가는 도중에 만난 카우보이.
말을 타고 짧은 하이킹을 즐기고 돌아가는 길이다.
덕분에 트레일에 말똥들이 지뢰처럼 널려있다. 냄새는 보너스다.
주차장부터 시작되는 경사는 준비운동이 덜된 다리를 힘들게 한다.
그래도 영차영차.
중간 지점.
잘 만들어진 의자에 앉아서 짧은 휴식.
휴...~ 3일동안 네명의 식사와 물을 짊어지고 올라가야해서 가방이 터질려고 한다.
올라가는 거리가 짧으니 그나마 다행.
이미 차를 타고 온 시간이 있어서 캠핑장에 해가 떨어지기 전에 도착하려면 서둘러야해서 짧은 휴식도 사치.
조금만 더 올라가면 트레일은 왼쪽으로 꺽이며 평지 코스로 진입한다.
길이 넓어지면서 탁트인 전망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때부터 흐렸던 하늘이 맑아지면서 따뜻한 햇살이 우리가 가는 길을 비춘다.
다시 짧은 급경사를 타고 숲길을 지나면 짜잔~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에 도착한다.
우선 저녁을 먹기전에 짐부터 풀고 텐트를 만들어 놔야 마음이 놓인다.
호수 구경은 잠시 뒤로 미룬다.
인기있는 호수쪽 자리는 이미 예전에 다른 사람들이 차지를 해 버렸고 화장실과 밥먹는 장소와 가까운 7번과 6번 자리를 선택했다.
가장 명당자리는 일순위가 12번과 13번. 그리고 두번째가 1와 2번 이다.
지금까지 많은 백컨트리 캠핑장을 가봤지만 이렇게 깨끗하고 냄새가 안나는 화장실은 처음이다.
최고의 화장실로 인정.
아래쪽에서 보았을때는 별로지만 윗쪽 출입구로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아름다운 구름다리를 건너 화장실로 들어가는 기분이 신선이 따로 없다.
화장실은 고급스럽게 남녀 구분이 되어 있다.
남자 화장실에는 편하게 소변기도 별도로 설치되어 있다.
소변기에서도 향긋(?)한 냄새는 안나지만 최소한 찌린내는 없다.
천장은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 채광이 좋고 낮에도 지하 감옥같은 느낌은 없다.
그리고 환기가 잘될 수 있도록 앞뒤 옆으로 큰 공간을 두었다.
모기장이 없으면 벌레가 많거나 거미줄이 사방에 있는데 관리가 잘되어 있어서 정말 깨끗하다.
큰일을 보면 냄새가 나지 않도록 두번 톱밥을 넣어준다.
작은 톱밥의 위력으로 수세식 화장실처럼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화장실과 더불어 무한정 제공되는 장작.
2박 3일동안 따뜻한 아침, 저녁을 보낼 수 있었다.
작은 토막을 낼 수 있도록 손도끼를 가져오는 것이 편하다.
없으면 현장에서 제공되는 무거운 도끼가 있기는 하다.
그리고 음식물을 나무에 매달 필요가 없게 제공되는 락커.
작은 것의 두배 정도 크기의 큰 용량도 제공되서 우리같이 대가족이 이용하기에 넉넉하다.
텐트를 칠 수 있는 평평한 패드가 있다.
우리는 1인용과 2인용 텐트를 각각 준비해 갔다.
4인용 텐트가 있지만 무게가 4kg 이여서 두개로 나눠 가져가면 1kg 이 준다.
일인용 텐트.
이인용 텐트에서는 아이들과 엄마.
줄인 텐트 무게 대신 해먹을 가져갔다.
우리 가족 캠핑에서는 이제는 빠질 수 없는 필수 아이템.
전망 좋은 곳에 걸어 놓고 앉아 있으면 게임 끝.
모닥불은 캠핑에서 빠질 수 없다.
다음날 아침.
어제 흐렸던 하늘은 거짓말처럼 없어지고 파란 하늘과 호수에서 피어 오르는 물안개가 아름다운 아침 풍경을 만들어 놓는다.
이게 바로 백팩킹의 묘미 아니겠는가.
잔잔한 물안개 뒤로 록키의 산들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장소가 총 세군데 제공된다.
그중에서 트레일 진입로에 있는 것이 가장 풍경이 좋고 두번째는 우리가 이용한 이곳.
아침은 식빵을 바로 모닥불에 구워서 토스트를 해서 먹는다.
간식은 소시지.
점심을 먹고 호수 뒷편에 있는 Rae Glacier 로 하이킹을 다녀왔다.
저녁은 품격있게 갈비.
밤이 깊어가도록 따뜩한 모닥불과 함께한다.
다음날은 바람 한점 없어 호수가 투명하기 그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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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로 드래그하시면 방향전환이 가능하며 클릭하시면 정지됩니다. |
캬~ 뭐라고 표현해야할까.
이렇게 가만히 해먹에 앉아 나 혼자 명작을 감상해서 미안하기까지 하다.
가장 아름다운 곳에서 가족과 함께하니 이렇게 감사할 수가 없다.
우리가 있는 동안 최고의 날씨를 선물해준 하늘에 감사하다.
해먹 보트를 타면 재미있는 시간도 보낸다.
플라이 낚시를 즐기는 사람.
고기는 많이 잡지만 모두 작아서 놓아준다.
세번째날 아침은 어제보다 더 멋지다.
거울같이 잔잔한 호수.
아침과 저녁에 호수물위로 수없이 뛰어오르는 무지개 송어들.
세상에 이렇게 많은 물고기를 보기는 처음이다.
다음에 다시 오면 무조건 낚시를 가져와야겠다.
겨울을 위해 분주한 다람쥐들.
떠나는 날 일요일 아침도 하늘은 파랗다.
아쉽게도 도시 생활로 돌아가야할 시간.
가는 길이 아쉬워 호수 한바퀴를 돌고 점심까지 먹고 천천히 하산 준비를 한다.
가져온 음식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먹었기 때문에 돌아가는 배낭이 가볍다.
쉬엄쉬엄 내려간다.
주차장에 도착.
차들이 이렇게 많다니.... 이 근처에서 가장 인기있는 트레일 중 하나임을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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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2박 3일간의 가족 백팩킹.
아름다운 곳에서 최고의 날씨와 함께한 즐거운 주말이였다.
저녁에 춥지도 않고 아침 저녁으로 바람 한점없어 호수는 거울처럼 빛났다.
토요일에 다녀왔던 Rae glacier 하이킹도 힘들었지만 평생 잊지 못한 장관을 보았다.
사계절 언제나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우리 가족 명품 장소로 인정.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자주 오고 싶은 곳이다.
2박 3일간 총 이동경로와 거리는 아래와 같다.
이동거리 : 12km
고도 : 400m
시간 : 5시간 10분
Topo M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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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vation VS. Distance
이상.
꼼틀 꿈틀 캐나다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