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mbina River
- 급류 (Rapids) : Class 1 |
# Day 1 - Easyford to Camp 1 후기
# Day 4 - Camp 3 to Pembina River Provincial Park 후기
드디어 본격적인 카누 여행이 시작되는 둘째날이 밝았다.
어제는 시간관계상 1시간 정도밖에 이동을 못했기 때문에 나머지 3일동안 30km 이상씩 가야하고 마지막날 집에 돌아가는 시간을 계산해서 최대한 금요일과 토요일에 많은 거리를 이동해 놓아야한다.
유속은 느려 힘들었지만 다행히 위험구간은 없어서 마음은 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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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p 1 에서 약 32km 이동 후 캠핑장을 구축했다.
구불거리는 강줄기와 유속이 너무 느려 5시간동안 쉬지 않고 노를 저어야해서 힘든 하루였다.
Topo Map
Google map
Elevation VS. Dist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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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늦게 도착해서 정신없었지만 대신 느긋한 아침을 맞는다.
간단하게 토스트와 계란으로 조용한 아침을 즐긴다.
오늘 일정이 길것 같지만 커피 한잔의 여유는 빼놓을 수 없지.
너무 늦장을 부렸는지 12시가 되서야 출발했다.
떠나기전 확인한 일기예보로는 기온은 하루하루 올라가서 일요일에는 거의 28도에 육박하고 주말 내내 맑은 날씨라고 했다.
물이 많은 곳이여서 그런지 키 높은 나무보다는 풀과 작은 나무들이 더 많고 그 덕분인지 야생동물들도 많다.
여행 내내 비버들을 많이 보았다.
물론 강 곳곳에 비버들의 집인 비버댐도 많이 볼 수 있다.
작년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려서 예전보다 강수위가 높아 지반이 약한 곳은 무너져 내린 곳이 많지만 강폭이 넓어 괜찮다.
기온이 물위에 있기에 적당하고 파란 하늘 덕분에 기분이 최고.
풀과 물이 많으니 새들의 먹이인 벌레들도 당연히 많다.
다른 강과는 달리 여러 종류의 새들을 많이 본다.
캐나다 Goose 가족들도 많이 만나게 된다.
유속이 워낙 느려서 강보다는 호수를 지나가는 느낌이다.
첫번째 캠핑장을 떠난지 약 1시간 정도 될 무렵 저 멀리 심상치 않은 검은 구름이 몰려오는 것이 보인다.
어차피 1시간 정도 배위에 있었으니 첫 휴식겸 비를 피하고자 카누에서 내렸다.
거짓말처럼 약 5분뒤에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한다.
시원한 소나기 덕분에 더위도 약간 풀리고 싱그러운 숲속 향기가 가득하다.
소나기가 지나간 뒤 뒷편으로 엄청난 크기의 구름이 만들어지는게 오늘 날씨가 우리가 생각한 것 만큼 좋을 것 같지는 않다.
다시 검은 구름들이 남동쪽으로 움직이는게 보이지만 소나기 정도는 하루종일 내리는 비만 아니라면 괜찮다.
약 2시간만에 Easyford 캠핑장을 지난다.
엄청나게 많이 왔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겨울 Easyford 를 빠져 나온다.
Easyford 캠핑장을 지난지 얼마되지 않아 다시 먹구름이 몰려온다.
이번은 첫번째와 달리 구름 모양으로 보니 더 많은 소나기가 내릴 것 같아 적당한 곳을 찾아 피신.
하늘이 구멍난 것 처럼 엄청난 물줄기를 퍼붓는다.
좁쌀만한 우박까지 내린다.
소나기가 내리든 우박이 떨어지든 우리는 한방울 맞지 않고 나무 밑에 앉아 여유롭게 점심과 커피 한잔을 즐긴다.
거짓말처럼 다시 맑은 하늘이 열린다.
비가 오면 후덥지근해지지만 알버타는 건조해서 비가 내리면 더 상쾌해져서 좋다.
강가에 멋진 집들이 많은데 사실 나 같으면 더 깨끗하고 산이 보이는 곳에 집을 짓겠다.
하지만 Pembina 강은 주변에 큰 도로가 없고 사람의 발길이 없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게 장점이다.
덕분에 야생동물들도 많으니까.
전형적인 pembina 강의 풍경.
독수리나 매들도 지금까지 다녔던 카누여행중 가장 많이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잠시 쉬겸 내린 작은 개울가.
습지에서 내려온 물이 마치 콜라를 쏟은 것 같은 색깔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개울을 코카콜라 크릭이라고 지었다.
보기에는 더러워 보이지만 사실은 깨끗한 물이다.
다시 앞쪽에 몰려드는 먹구름.
하지만 다행히 우리 앞 너머로 넘어가서 다시 소나기가 내리지는 않았다.
유속이 너무 없어서 거울같이 잔잔한 구간이 너무 많다.
멋진 풍경은 좋지만 노를 엄청나게 저어야하니 팔 빠진다.
간혹 나오는 급류는 거의 개울가 수준이다.
간혹 괜찮은 캠핑장이 보이지만 주변에 농장에서 풀어 놓은 소들이 지나간 자리들이다.
소똥이 많아 파리가 있어 보기와는 달리 그렇게 좋은 자리는 아니다.
첫번째 캠핑장에서 약 30km를 진행한 후 오늘 캠핑장을 찾기 시작했다.
약 2km를 더 전진하고서 7시가 되서야 그런데로 괜찮은 곳을 찾아 캠핑장을 구축했다.
어느곳이나 풀들이 많아서 완벽한 곳을 찾기 쉽지 않다.
오늘 메뉴는 급하게 카누 여행을 오느라 준비가 소홀했지만 그런데로 맛나는 코스코표 LA 갈비.
숯불에 구워서 따뜻한 밥과 함께 먹으면 그만이다.
처음 먹어보는 크리스도 맛있다면 잘 먹는다.
밥을 먹으니 힘들었던 피곤이 어느정도 가라앉아 슬슬 장작도 준비하고.
32km 힘들게 노 저었던 피로는 모닥불에 앞에 편안하게 앉아 음악을 들으며 푼다.
하루 중 가장 좋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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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했던 것보다 유속이 너무 느려 힘들었던 하루였다.
보통 20-25km 정도 이동이 좋은데 30km 이상 그것도 쉬지 않고 노를 저어야하니 강행군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날 집에 돌아가는 시간을 생각하면 내일은 오늘보다 더 많이 이동해야하는데 약간 걱정이 되지만 내일은 내일, 오늘은 푹 쉬는 것으로 마무리.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