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워싱턴] 잘있거라 워싱턴이여 // 2003년 7월 15일 화요일
| * 20일째 2003년 7월 15일 화요일 오전 오후 |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이라고 했던가...? 3일밤째에는 왠만한 소음과 더위에는 적응이 되어 버렸다. 둘다 상당히 편안한(?)밤을 보냈다. 헉..~
처음 계획은 3일 있다가 좋으면 하루 더 연장하려고 했었는데 계획을 전면 수정. 오늘까지 돌아보고 떠나기로 했다. 발걸음이 잘 안떨어지지만 그동안 많이 알차게 보았다. 다음에 우리 둘이 아닌 가족으로 아이들과 다시 한번 더 방문하리라 다짐해 본다.
아침일찍 일어나서 짐을 잽싸게 챙기고 나리는 백악관에 가서 정리권을 받고 나는 유니언역에 가서 짐을 코인락커에 맡기고 오기로 했다. 이래서 둘이 좋다는 거지. 한번에 두가지를...
-Subway ticket
저 팬더는 중국에서 기증했나..?
공무원들 출근 시간이라 지하철에 사람들이 많더군. 큰배낭을 앞뒤로 한 개씩 메고 양손에 가방 들고 지하철을 탔더니 모두 나를 쳐다본다. 쩝..~ 워싱턴이 배낭여행객들에게 인기있는 코스는 아니니까.
사람들이 많아서 조금 찡겨서 갔다.
-Subway
. 가방이 많으니까 전철 하나를 갈아 타도 너무 힘들다. 헥헥..~ 겨우 유니언역에 도착해보니 출근하느라 사람들이 무척 많이 붐비더군. 1층으로 올라가서 제일 먼저 코인락커를 찾았다. 하지만... 모두 고장. 안내판에 옆에 가면 보관소가 있다고 해서 찾아갔는데 내 가방과 언제까지 맡길건지 물어보더니 $10을 내란다. 비싸도 할 수 없지 뭐. 버스 터미널까지 갈 엄두가 안나니... 그냥 그 돈주고 가방을 넣었다. 캐나다에서 2달러에 했던걸 생각하니까 눈물이 찔끔 나려고 한다.
다시 지하철을 타고 가는 것 보다는 버스를 타고 가는게 나을 것 같아서 역 바로 앞에 있는 버스 정거장에 가서 버스 운전기사에게 국회의사당 가냐고 물으니 간단다. 역에서 나올 때 갈아타기 표를 가지고 왔기 때문에 사용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된단다. 그런데 갈아탈 때는 추가로 25센트를 내야하더군. 잔돈이 없어서 1달러를 내미니 그냥 들어가라고 하네. 쩝..~ 그래서 본의 아니게 무료로 버스를 이용하게 되었다.
-Metrobus
.국회의사당에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안내판을 찬찬히 읽어보니 한사람당 한 개씩만 정리권이 배부 된단다. 허걱..~ 이런.... 쨉싸게 백악관쪽으로 가면서 열심히 무전기 호출을 했다. 다행히 중간 지점에서 나리가 응답해서 같이 데리고 국회의사당으로 와서 생각보다 길지 않은 줄에 같이 서게 되었다. 휴..~
하지만 911 테러 이후 백악관 투어도 폐쇄되어서 나리는 헛걸음만 했단다. 쯧..~ 그래도 다행히 백악관 바로 앞 분수대 앞까지 가봤다고 하니 그걸로 대신할 수 밖에...
-U.S. Capitol
. 정리권은 9시부터 배부가 시작되며 15분마다 투어가 출발한다. 우리는 9시 45분표를 받을 수 있었다. 우리 앞에 섰던 중국인 아줌마는 혼자 와서 줄을 서는 바람에 가족것을 모두 못받고 자기표만 받아 갔다. 실랑이를 벌렸지만 원칙은 원칙이니...
1분 1초가 지날수록 사람들은 점점 많아지는데 곧이어 버스로 단체 관광객들까지 들이 닥친다. 워싱턴에서 가장 인기있는 곳임을 증명해 주려는듯...
-Tickets
.아침에 서두르다 보니 식사를 못해서 투어가 시작되기 전까지 벤취에 앉아 아침을 먹었다. 9시 45분이 되자 투어가 시작된다.
투어 시작전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당연히 가방검사와 엑스레이 검사기를 지나가기. 토론토 길거리에서 받았던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물통이 통과되지 못하고 버려야했다. T.T 너무 아까워... 우리의 길동무였는데.
-Briefing
.간단하게 건물입구에서 설명을 듣고 중앙홀로 들어간다. 허걱..~ 지금까지 봐왔던 수많은 국회의사당 중 단연 가장 화려했다.
마우스로 드래그하시면 방향전환이 가능하며 클릭하시면 정지됩니다. |
-Rotunda
. 대단하더군.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워싱턴의 독립선언등의 그림이 벽에 걸려있고 다음 방에는 각주에서 기증한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인물들의 동상이 전시되어 있다. 여기까지 투어 설명이 이어진 뒤 지하로 안내되고 바로 끝이다. 너무 짧아서 조금 놀랬더랬다. 지하에는 자유롭게 전시물을 볼 수 있는데 건물 역사와 사진, 모형등이있다. 초기 의사당을 부시지 않고 그 위에 계속 증축한 것이 흥미롭더군.
몇 개의 미술관을 대충 보고 점심을 먹으러 아메리칸 역사 박물관으로 갔다. 배가 고프니까 아무것도 안보인다.
-Freer Gallery of Art
.점심은 역시나 먹을 것이 없었지만 오늘은 워싱턴의 마지막날인 만큼 조금 무리해서 푸짐하게 사먹었다.
-Lunch
$ 14.30
.배를 치며 나와서 백악관 앞에 가서 기념 사진촬영을 하기로 했다. 아침에 지나왔던 길은 폐쇄가 되어 못가고 멀찍이 돌아서 사진을 찍어야 한다. 나리는 참 운도 좋지. 아침에 바로 앞 펜스까지 가봤으니...
-White House
.경비원이 말하길 부시는 오늘 기분 좋게 일어나서 업무를 보고 있단다. 믿거나 말거나...
강을 건너 있는 뉴스지엄까지는 걸리가 상당해서 전철을 타고 가기로 했다. 하지만 가서 보니 이 허무함.
-헉...~
.자유공원은 다행히 폐쇄하지 않아서 베를린장벽 무너질 때 가져온 돌덩이를 보고 아쉬움을 뒤로 한채 걸음을 채촉했다.
날씨가 너무 더워 나리는 더 이상 못걷겠다고해서 전철을 타고 가라고 하고 나는 걸어서 유황섬 기념관을 거쳐 앨링턴 국립묘지까지 걸어서 갔다. 정말 덥더만...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동상
.오늘 이곳에서 무슨 기념식이 있는지 치장하기 바쁘더군. 난 사진만 찍고 왔지롱.
조금 더 걸어가니 무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한다.
-Arlington National Cemetery
.어디서 만나기로 딱히 약속한 것도 아닌데 나리는 앨링턴 묘지 기념가게 안에 앉아 있더군. 이래서 텔레파시가 통하는 부부인가...?
공원 안이 너무 넓어 코끼리 열차같은 것을 운행하는데 너무 비싸서 난 쳐다보지도 않고 걸어서 올라갔다. 조금만(?) 올라가면 캐네디 묘지를 볼 수 있다.
-Grave site of John Fitzgerald Kennedy
. 캐네디와 재클린 그리고 로버트 캐네디가 묻혀있다. 가운데에는 영원의 불이 타고 있다. 이곳이 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곳이었다.캐네디가 이들의 정신적인 대통령임을 부인할 수가 없구만. 우리에게는 이렇게 존경받는 대통령이 언제 나올까...?
조금만 더 올라가면 워싱턴이 내려다 보이는 앨링턴 하우스가 있다. 남북전쟁 당시의 집이 있는데 견학은 꽁짜.
-Arlington House
.높은 언덕에 위치하고 있어 전망이 아주 좋다. 올라가서 보니 링컨 기념관에서 다리 하나만 건너면 바로다. 쩍..~ 걸어서 올 것을 괜히 지하철을 탔네 그려.
다음으로 무명용사의 묘. 24시간 위병이 지킨다고하는데 위병교대식이 아주 유명하다. 30분마다 교대를 하는데 한명씩 번갈아 가면서 지키더군.
-Tomb of Unknowns
.위병은 가만히 서있는건 아니고 계속 왔다갔다한다.
미국인들은 미국을 위해 산화한 수많은 병사들으잊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듯 하다. 우리나라도 현충일날만 무슨 기념일처럼 법석대지 말고 이들처럼 평소에 목숨바쳐 나라를 지킨이들을 기억해 주어야하지 않을까...? 대학교 4학년때 동작동 국립묘지앞에 처음으로 가본 내 자신이 창피하다.
7시 30분 시카고행을 타기 위해 천천히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미국의 수도답게 다양하고 많은 것을 배웠던 4일이었다. 다음 기회에 미국에 다시 올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꼭 다시 방문하리라 다짐해 본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