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사추세스/보스톤] 보스톤을 떠나며 // 2003년 7월 7일 월요일
| * 12일째 2003년 7월 8일 화요일 오전 오후 |
오늘이 3일 패스 사용 마지막날이라 보스톤을 떠나기전에 한번 더 이용하려고 했더니만 시간이 촉박해서 그냥 떠나야 한다. 대신 숙소에서 가까운 하버드 자연사 박물관에 가보기로 한다.
일찍 일어나서 짐을 정리하고 아침을 먹고 출발하려고 했는데 아줌마가 오지 않는다. 토요일날도 지각을 하더니만 오늘은 아주 오지를 않네. 아줌마친구가 마침 이곳에 숙박하고 있었는데 그 여자가 모양도 기묘한 이상한 아침을 아줌마와 전화통화를 하며 만들더군. 우리뿐만 아니라 새로온 손님도 약간 화가 났다.
새로운 숙박손님도 뉴욕에서 온 여자분인데 자료조사차 보스톤에 왔단다. 채식가라서 한국 음식을 무척 좋아한다며 그중에서 비빔밥과 김치를 가장 좋아한다고 귀뜸. 남편이 가끔 집에서 김치도 만들어준다는 말에 우린 충격을 먹어 버렸다. 김치가 이렇게 유명할 줄이야. 전에 TV에서 김치보다는 기무치라는 이름이 세계에 알려져 우리의 자존심을 지켜야한다는 프로그램을 봤었는데 그건 기우에 불과할뿐 지금까지 기무치(일본식 김치) 좋아한다는 외국인은 한번도 못봤다. 모두 김치(!)를 좋아한다고 했다. 그래서 오늘도 김치의 효능(?)에대한 강연을 해주었다. 뿌듯..~
자연사 박물관에 다녀온 후 체크아웃을 하기로 하고 걸어서갔다. 9시 개장시간에 맞춰 도착 표를 구입하고($6) 입장했다. 참고로 어른은 $7.5, 학생은 $6, 어린이는 $5. 우리는 ISIC 카드로 학생할인 받고 들어갔다.
겉 모양은 박물관처럼 안생겨서 자칫 스쳐 지나가기 쉬운데 박물관을 둘러보고 우리는 정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자료의 방대함이란....보기 좋게 꾸며놓지는 않았지만 식물, 비교동물, 광물학, 지질학, 고고학과 화석 자료 모두를 자세히 들여다 보려면 1주일은 족히 걸릴 듯.
-광물학과 지질학
.이 세상에 존재하는 돌이란 돌은 다 갔다 놓은듯. 광석, 보석의 원석, 운석 등. 여자들이 좋아하는 가공된 보석들도 상당히 많다. 하지만 진열상태가 저래서 보석이라는 느낌은 별로... 꼭 창고에 들어가서 보는 것 같다.
.고고학은 대부분 마야문명에 관한 것이었는데 이걸 다 훔쳐왔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파온다. 우리나라 문화제도 약탈되어 세계유명 박물관에 가 있으니 그것도 피차 마찬가지겠지.
하지만 이들은 문화제 발굴이라는 명목으로 돈을 쏟아부어 연구하기 위해 가져온 것들이라는 명분을 세우고 있고 이 문화제의 주인들은 그것을 지키지 못했으니 뭐라고 할 수도 없겠지. 우리도 이제부터는 우리네 문화유산을 아끼고 지킬 줄 알아야할 것 같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 문화를 사랑하는 법을 더 배우는 것.
-비교동물학
.유명 동물이란 동물의 박제는 이곳에 다 있다. 조류뿐만 아니라 포유류의 대부분의 박제가 전시되어 있다. 이런거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유용한 곳인 듯. 특히 새와 함께 둥지와 알을 전시해 놓은 곳이 눈길을 끈다.
-비교 동물학
.쩌억..~ 고래란 고래의 모든 뼈가 다 전시 되어있는 듯. 한번도 못본 거대한 고래 뼈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대부분 극지방에 사는 고래들이었는데 대단하더군. 크기에 압도되어 저런 고래가 정말 있을까하는 의구심 마져 든다.
-유명했었다는 공룡알 화석
. 캐나다 북쪽에서 공룡알 화석이 다량으로 발견되었다는데 그걸 연구한 자료들이다. 저 공룡의 알이었다는데 사진을 보니까 축구장보다 넓은곳에 공룡알이 자갈처럼 널려있더군. 쩝..~ 이곳 기념품가게에 가면 그 공룡알 화석조각을 살 수가 있다. 약 $5. 그밖에 물고기, 식물, 공룡의 진짜 화석을 저렴한(?)가격에 구입 가능하다.
-가장 유명한 식물학
. 식물 표본은 유리로 만든 것인데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이다. 어떻게 유리로 이렇게 정교하게 만들 수 있는지. 식물 표본을 유리로 만들면 미묘한 색채 차이와 모양도 동일하게 만들 수 있단다. 과학적으로나 미술학적으로나 아주 높이 평가 받고 있다고 한다.
자세히 안보고 대충 훓어보는데만 2시간이 걸렸다. 물론 설명도 못보고 그냥 둘러만 본 것이다. 입장료는 약간 비싸지만 꼭 한번 가봐야할 보스톤의 명소중 한곳임을 강력히 추천한다. 하버드 동상 발만 만지지 말고.
11시 20분에 체크아웃을 하고 버스터미널로 향한다. South Station에서 보스톤 떠나기 전에 우리 3일권을 1달러씩에 팔아 버렸다. 안되는 영어로 패스 설명하고 사용법 설명에 팔기까지 하려니 정말 힘들더군. 더군다나 보스톤 사람이 아니라서 설명하는데 더 힘들었다. 사실 1달러 더 받아도 되지만 그냥 1달러에 싸게 넘겼다.
패스 판 값으로 점심 대용 던킨 도너츠 3개를 사고($2.21) 버스에 올랐다. 생각보다 보스톤에서 뉴욕가는 사람들이 많더군. 두 도시간 이동하는 인구가 상당히 많은 듯 하다.
-뉴욕행
.운전사 아저씨가 우리 패스를 한번도 본적이 없다면서 고개를 갸우뚱. 우리 생각만큼 이 패스 사용하는 사람이 극히 드문 듯하다. 자주 이런 광경을 보니...
영국의 청교도들이 첫발을 내디딘 곳이 보스톤이고 그들의 첫 문화가 꽃핀곳도 이곳이기에 가장 기대를 했지만 역시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법. 하버드 역시 마찬가지고... 뉴욕도 이러면 안되는데...
하버드가 있어 학문의 열기를 느끼고 싶었지만 그걸 느끼지 못하고 가는게 아쉽다. 대신 하버드 근처에서 숙식은 한 것은 잘한 듯. 머리가 좀더 똑똑해진 것 같다. -.- 다시 한번 더 느낀 것은 책이나 영화의 모습과 실제 모습은 다르다는 것. 역시 화면에서 보면 더 멋있단 말이쥐.
4시간 30분을 달려 드디어 뉴욕에 도착. 맨해튼에 입성하려면 북쪽을 통과해서 들어가야하는데 불행하게도 맨해튼의 북쪽 지역은 할렘이다. 첫 뉴욕 입성부터 찝찝..~ 영화에서와 똑같은 침침한 지역이더군. 한눈에도 무서워보이는 동네다. 금방이라도 총싸움이 날 것 같은 그런 분위기.
맨해튼 역시 지하철 가격이 장난아니게 비싸다. 편도 $2. 그래서 7일동안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패스를 거금 $21에 구입하였다. 후에 다 사용도 못하고 가게되지만 7일권 이하의 패스는 없어서 어쩔 수가 없었다. 그 다음으로 30일 자유 이용권이 있는데 그건 $70.
-이 부스에서 구입가능.
전철노선도도 반드시 달라고 하자
-7일권 패스
-지하철, 버스 노선도
.뉴욕에서의 첫느낌은...? 너무 무섭다. 엄청난 흑인들에 부스에는 총을 쏘지 못하게 마이크로만으로 대화를 해야하고 아래 그림과 같이 곡선으로 된 입구를 통해 돈과 표를 전달할 수 있다.
-어떤 무기도 부스 안으로 드밀 수가 없게 되어 있다.
.노선도를 보니 어찌나 복잡하던지. 도쿄의 지하철을 생각하게 만든다. 하지만 역시나 도쿄처럼 이해만 하면 우리나라 지하철처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적응기간 하루.
어제 보스톤에서 미리 예약을 했기 때문에 바로 숙소로 가서 체크인을 하기로 했다. 다행히 버스터미널과 2정거장 떨어져 있어 빨리 이동할 수 있었다. 지하철 타는 법을 몰라 흑인 아줌마한테 물어봤더니 친절하게 자세히 알려주신다.
-뉴욕의 지하철
. 이렇게 더러운 지하철 역은 또한 처음이다. 뉴욕의 지하철이 다 그렇지만 더럽고 덥고(냉방이 안된다) 냄새(찌린내)나고....하지만 가장 중요한 치안은 걱정안해도 되서 다행이다. 911 테러이후 지하철역마다 경찰들이 배치가 되서 그나마 안전하다.
오늘 묵을 숙소는 A,B,C 라인의 23 역에 있는Leo House 이다. 교회재단에서 운영하는 호텔로 뉴욕에서 가장 저렴하고 깨끗하며 교통편이 좋은 최고의 호텔이다. 짜짠..~ 뉴욕에 오시는분은 무조건 여기서 묵으시길...
주소 332 W. 23rd St., 212)929-1010 이다. 요금은 세금포함 샤워 공동 더블인 경우 $76, 욕실 딸린 더블은 $86이다. 뉴욕에서 이 정도 시설에 이 가격으로 묵을 수 있는 호텔이 아마도 없을껄...? 우린 공동 샤워로 선택했는데 방에 화장실과 세면대까지 있다. 샤워 시설만 없을 뿐. 에어컨도 빵빵하고... 적극 추천이다. 우선 3일 묵는 것으로 계약을 하고 추가로 다음에 연장하기로 했다.
-공동 샤워장
-더블 룸
-방안에 있는 화장실
. 만족만족 대만족. 땀을 많이 흘린 관계로 우선 샤워를 하고 짐 좀 정리한 다음에 숙소에서 가까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으로 나들이 간다. 들은 바로는 911 이후 맨해튼에서 가장 높은 타워가 되었다는데... 그래서 그런가 입장료도 엄청 비싸고 경비도 삼엄. 올라가지는 않고 그냥 사진만 찍고 왔다. 다음에 올때 올라가야지.
-사진발 가장 잘 나오는 현관에서
.빌딩 주변을 돌아봤는데 911 때문인지 건물마다 미국 국기가 많이 걸려있다. 거리에 온통 국기뿐. 걷다보니 우연하게 빌딩 바로 옆에 있는 코리아 타운 발견. 이런 알짜배기 땅에 코리아 타운이 있다니 기쁘다.
-빌딩 바로 옆에 있는 코리아 타운
.아~ 자랑스럽도다. 한국에 온 느낌. 한국 식품점을 찾아 바로 들어가서 오늘 저녁거리 구입($5.87). 김치도 한통 샀다($2.99).
-이 감동스러운 모습을 보라
.한국어로 라면이라고 빵빵하게 써있는것들이 이렇게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니... 눈물이 나네..~ T.T 감동의 도가니다. 외국 나오면 작은 것에도 감동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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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TV에서 가장 많이 봐오던 미국의 최대의도시 뉴욕. 첫느낌은 글쎄... 우리에게는 미국의 한 도시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놀라움이나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내일 그 이유를 천천히 찾아봐야지.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