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보스톤] 미국 독립 기념일 // 2003년 7월 4일 금요일
| * 9일째 2003년 7월 4일 금요일 오전 오후 |
몬트리올에서 보스톤까지는 7시간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버스에 타자 마자 자리 하나씩을 차지하고 잠을 청했다. 총 승객인원은 약 15명 정도...?
새벽 1시경 운전사가 사람들을 깨우고 국경수비대원 1명이 버스에 올라 주의사항을 설명한다. 현재 자신이 소지하고 있는 모든 물건을 가지고 내려서 버스 옆에 놓고 입국심사를 받으라고 하더군. 짐을 버스옆 바닥에 놓고 입국장에가서 심사를 받았다.
일전에 나이아가라에서 미국에 한번 들어갔기 때문에 그 내용을 설명하니 별다른 질문 없이 통과다. 쩝..~ 싱겁군. 괜시리 긴장...~ 학생비자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보통 "어디사니..?, 직업이 뭐니..? 어느 학교 다니니..?"정도를 질문한다.
승객들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모두 별탈없이 심사를 모두 마치고 1시 20분에 다시 출발. 입국심사는 그렇다고 치고 짐검사는 너무 허술하더군. 개가 한번 냄새맡고 지나가면 끝난다. 누가 그러는데 그 개 귀신같이 위험한거 다 잡아 낸다고 한다. 엑스레이 검사 그런거는 없더군. 너무 허술한게 아닌가 생각된다. 이래서 캐나다도 총이 많은겨...!
정확히 아침 6시 30분에 미국에 도착. 미국땅에 온 느낌...? 피곤해서 아무것도 생각이 없다. 헥..~ 그레이하운드 여행중 최대의 고비. 하지만 이곳이 미국임을 알 수 있는 것은 오직 미국 국기뿐이다.
-여기가 미국이여...?
보스톤 버스 터미널
. 여행 계획을 항상 버스에서 세웠는데 이번 일정은 시간이 없었던 관계로 내리자 마자 책에 코박고 숙소를 찾아야 했다. 정신 없는데 가이드책이 눈에 들어올리 없다. 보스톤에 약 3-4일 머물 계획이므로 이왕이면 하버드 근처에 숙소를 잡는게 괜히 좋을 것 같아서 무조건 그곳으로 가기로 했다. 사실 하버드에서 자면 머리라도 좋아질꺼 같아서...
이곳 지하철은 자판기에서 토큰을 구입해서사용해야한다. 1회 탑승에 $1다. 캐나다도 마찬가지지만 미국도 교통비가 상당히 비싸다. 우리나라 버스비, 전철비가 정말 싸다는 걸 많이 느낀다.
하버드 근처의 호텔을 모두 뒤져봤지만 역시나 오늘이 독립기념일이기 때문에 빈방이 없다. 있어도 보통 150불 이상을 달라고 하더군. 할수 없이 하버드 스퀘어에 있는 관광안내소가 열리기를 기다렸다가 숙소를 알아보기로 했다. 기다리면서 아침도 먹고...($6.74:샐러드에 쬐금한 빵주는거)
9시 드디어 관광안내소가 문을 열었다. 주변 B&B 리스트를 얻어 제일 싸고 지하철역에서 가까운 곳부터 전화해 봤다. 대부분 100달러 전후로 부르더군. 그중에서 95불 부른곳으로 찾아가 봤다. Gund Hall 바로오른쪽에 있는 곳인데 Cambridge 스트리트를 따라 가면 나온다. 지하철역에서 약 5-10분거리.
# 여기서 잠깐. B&B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잠깐 설명. B&B는 Bed and Breakfast 의 약자로 잠자리와 아침을 제공하는 일반 주택을 개조한 숙소를 말한다. 대부분 가정집을 개조했기 때문에 집과 같은 포근한(?)느낌이 들며 환상적인(?) 수제 아침까지 제공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너무 비싼 가격 때문에 여행자들이 묵지는 않고 대부분 출장온 회사원들이 많이 묵는다고 한다.
우리가 찾아가는 곳 주변으로도 몇군데 B&B가 더 몰려 있다. 만약 묵고 싶으신 분들은 이쪽을 이용하시는게 좋을 것 같다. 색다른 경험이다.
보스톤 생각보다 정말 덥더군. 헉헉..~ 마치 한국 날씨 같다. 허덥지근하고 텁텁한 공기... 더군다나 잠도 못자서 피곤한데 무거운 짐까지 들고 가기란 더 힘들더군. 암튼 전화에서 알려준 경로를 따라 잘 찾았다.
-우리의 숙소 위용
. 이곳은 방이 오직 3개만 있는 조그만 곳이다. 생각보다 방은 괜찮은데 단점은 화장실을 공동 사용해야한다는 점. 개인화장실이 딸린 방은 없단다. 그래서 가격 협상에 들어갔다. 이집 주인이 다른곳에도 똑같은 B&B를 하기 때문에 대리인이 집에 있었는데 자신은 가격협상을 할 수 없단다. 그러면서 전화를 해서 주인과 얘기할 수 있도록 전화를 바꿔준다. 주인에게 화장실을 공동사용해야한다는 점과 우리가 학생이라는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3일밤을 이곳에서 묵겠다는 협상조건을 걸어서 3일밤에 $260에 합의를 했다. 원래 가격이 $285였는데 조금 깍아서 다행이다. 휴..~
-오~ 에어컨까지 있다
아마도 이거라도 없었으면 우린 더위 먹었을꺼다
.방도 상당히 깨끗하고 가구들도 호텔처럼 저렴한 것이 아닌 고급쪽에 속하는 그런데로 좋은(?) 가구다. 정말로 꼭 집에서 자는 기분이여서 좋다. 특유의 호텔 냄새도 없고. 먼저 씻고 12시까지 휴식을 취했다.
근처 하버드 관광을 하기로 하고 집을 나섰는데 휴일이라 그런지 학생들도 없고 아무것도 없더군.
-하버드 대학내 거리
"하버드의 공부벌레들"이 라는 책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하버드의 풍경은 역시 뻥이라는게 여실히 여기서 드러난다. 다른 대학과 다를바 없는 대학 풍경. 내 생각에 겉모습은 다른 대학보다 더 못한것 같다. 하지만 이 건물 안에 들어있는 사람들은 세계 최고의 머리들이겠지. 하버드북쪽에 있는 메모리얼 홀과 사이언스 센터 그리고 자연사 박물관 빌딩만 보고 가장 분주하다는 하버드 야드에 가 보기로 했다.
-오늘 독립기념일이라고 저걸 계속 터트린다
뻥튀기하는 것도 아니고 놀랐잖아
.최소한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답게 "뻥이요"라고 외치고 터트리는데 여긴 그런 것도 없다. 처음에 테러났는 줄 알고 놀랬잖아.
-하버드의 중심지 하버드 스퀘어
.여기가 하버드의 중심이며 하버드에서 가장 분주한 곳이다. 지하철역도 이곳에 있다. 하버드를 느끼고 싶으면 밤에 이곳에 나와 보면 된다는데....
배가 고파서 도저히 걸어다닐 수가 없다. 중국식당에서 오늘 점심을 때우기로 하는데 완전 실패로 돌아간다. 안그래도 속이 안좋은데 그 느끼한 기름덩이리 음식들. 그 뒤로 우린 다시는 중국식당 안간다.
-내꺼
시원하게 먹으려고 새우요리를 시켰는데 기름 범벅
-나리꺼
모양을 틀리지만 내 음식과 어떻게 저렇게 똑같은 맛이 나는지
. 완전히 다른 요리를 시켰는데 맛은 똑같다...? 신기하지. 김빠진 콜라에 더군다나 불친절한 버서가 마지막에는 팁까지 강요하더군. 나참나....우리가 다시 중국식당에 가면 성을 갈지. 중국쪽으로 오줌도 안눈다... 에이 퇴퇴..~ 28달러 내고 이런 대접 받는다니 말도 안된다.
.하버드 야드 중앙에는 하버드의 창립자 존하버드의 동상이 있다. 부모가 신발을 만지면 그 자식들이 하버드에 들어간다는 전설이 있단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마다 신발을 만져서 한쪽 발이 변색되었다. 누렇게.
-우리도 기념으로 한번 만져 봤다. 슥슥..~
전설의 사실 여부는 20년뒤에나 알 수 있다
.한국인 관광객이 이렇게 많다는 걸 여기서 처음 느껴봤다. 자식들 데리고 온 부모들이 많더군. 아마도 보스톤에서 가장 한국인 관광객 밀도가 높은 곳이 하버드일 것 같다. 우리도 거기에 한몫을 하고 있군. 다음에 우리도 아이들 데리고 와봐야겠다.
하버드 남쪽으로 내려 가면 찰스강을 볼 수 있는데 공원도 많고 휴식을 취하기에 딱 좋은 곳인 듯.
찰스강 풍경
잠을 못자고 더위 때문인지 관광이 아니고 행군이 되어 가고 있다. 어차피 저녁때 불꽃놀이 보러 다시 나와야하니까 숙소에 돌아가서 저녁때까지 휴식을 취하는게 나을 것 같다. 숙소로 돌아가기 직전에 내일 사용할 지하철 3일권을 하버드역에서 구입했다. 가이드책에는 구입할 수 있는 장소가 한정되어 있다고 하던데 물어보니까 여기서도 구매할 수 있단다.
-3일권이 $11
근데 저건 뭐여...?
. 근데 실제로 시내 관광을 해보니 3일권은 필수패스 같지 않다. 시내의 지하철역과 역사이가 대단히 짧아서 대부분 걸어다닐수 있고 관광 포인트가 몰려 있어서 3일권은 우리에게 필요가 없었다. 단, 걸어다니기 싫어하시는 분들에게는 유용. 그래서 우리는 보스톤 떠날 때 하루 남은 3일권을 안되는 영어지만 아무나 붙잡고 연습하는 셈치고 각각 $1달러에 팔아 버렸다.^^;
-요것이 3일 패스
.숙소에 돌아오자마자 씻고 뻣었다. 쭈욱..~
불꽃놀이 시간을 확인을 못했지만 어차피 저녁 10시에 대부분 시작하니까 숙소에서 21시에 나가면 딱 맞을 것 같다. 불꽃놀이 국제 관례상 10시에 하니까.
아줌마가 알려준 가장 잘 보이는 포인트로 걸어서 갔는데 허걱..~ 1시간 걸리더군. 다리는 교통을 통제하고 사람들이 앉아서 불꽃놀이를 기다린다. 해는 벌써 떨어졌지만 불꽃놀이는 22시 35분에 시작하더군. 30분을 넘게 터트린다. 우리가 지금까지 본 불꽃놀이중에 최고다. 불꽃놀이를 보면서 여기가 미국이구나를 느꼈다. 장난이 아니다. 듣자하니 뉴욕과 시카고는 그날 2시간 불꽃놀이 했단다. 띠용..~ 다음에 기회가 되면 독립기념일은 반드시 아주 큰 도시에서 보내야 할 듯.
-엄청난 사람들
.불꽃놀이 끝나고 다리 빠져나오는데만 시간이엄청 걸렸다.
-보스톤의 야경
.다시 걸어갈 생각을 하니 눈앞이 막막했다. 역시나 숙소에 도착한 시간은 밤 12시. 바로 씻고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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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미국에 온 느낌은 사실 아무 느낌이 없다. 캐나다와 너무나 똑같은 거리와 상점들. 계속 캐나다에 있다는 느낌뿐 미국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건 거리 곳곳에, 건물 곳곳에 걸려 있는 미국 국기 뿐이다. 또한 흑인들.... 캐나다에서는 흑인을 볼 수 있는 경우가 하루에 몇 번 안되지만 여기서는 흑인과 남미인들이 대부분이다. 백인보기가 더 힘들다고 해야하나...? 아직까지 미국이 세계최고의 강대국이라는 것을 느낄 수가 없다. 겉모습만 봐서 그런가...?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