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드몬튼] 여행의 시작 // 2003년 6월 26일 목요일
| * 1일째
오후 |
드디어 여행의 시작이다.
준비도 많이 했고 기대도 많이 했지만 우선은 가장 중요한게 건강하게 무사고 여행을 해야겠지. 가기전에 집에서 나름대로 인터넷으로 예배를 드리고 기도를 한뒤 떠난다.
오늘이 나리의 마지막 학교 수업이고 나는 이미 학교 수업이 끝났기 때문에 나리 수업이 끝나기를 기다린 뒤에 버스 터미널까지 걸어서 갔다. 짐을 줄인다고 줄였는데 무겁기는 마찬가지네. 사실 여행내내 몇가지 물건을 두고 왔어야했는데라는 후회를 한다. 역시 배낭여행자에게는 가벼운 짐이 최고다.
수업이 끝난 후 큰 환송을 받으며(?) 열심히 걸어서 버스터미널까지 갔다. 그레이하운드 버스 터미널은 그전에 몇 번 와봤던 곳이지만 올때마다 보는 광경은 많은 사람들이 많은 짐보따리를 들고 대합실에 널부러져있는 모습이다. 쩝..~ 우리도 아마 한달뒤에는 저런 모습으로 앉아 있겠지..?
우리의 첫기착지인 나이아가 폭포까지는 버스로 쉬지 않고 달려도 55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이다. 55 이 숫자가 처음에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됐는데 일수로 따지니까 2일하고도 7시간을 더 가야하는 거리다. 이것이 바로 버스에서 3일밤을 자야하는 지옥의 여행인 것이다. 버스만 타고 가기에는 너무 지루한 여행이 될 것 같아서 가는 길에 있는 위니펙에 들려 관광을 한 뒤 이동하기로한다. 어차피 위니펙에는 아침에 떨어지니까 오후내내 관광을 하고 저녁에 버스 타고다시 가면 되니까. 겸사겸사...
가기전에 든든하게 먹어야하는데 시간도 없고 해서 대합실에있는 A&W에서 햄버거($13.20)를 먹고 출발하였다. 처음 타보는 장거리 버스라 약간 떨리지만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기 때문에 긴장은 되지 않는다. 여행전에 주변 캐나다 사람들과 미국에 있는 나리 친구의 친구분이 얼마나 겁을 주던지 사실 타기전에 약간 떨렸지만 타고보니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사실 기차, 비행기보다야 못하겠지만 돈없는 배낭여행자에게는 이보다 좋은 교통편이 없다. 30일동안 캐나다와 미국 어느곳이든지 다 갈 수 있는 CAN-AM pass가 단돈 $689. 인터넷으로 사면 조금더 싸게 살 수 있지만 한달전에 사야하는 위험부담을 가져야한다.
-에드몬튼이여 안녕
.시내를 빙빙돌아 빠져나가는 버스안에서 보는 에드몬튼 다운타운을 마음속에 꼭꼭 집어 넣는다. 이젠 한달뒤에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보는 모습이 될테니까...
시내를 빠져나와 바로 버스 기사는 영화를 틀어준다. 허걱..~ 이건 예상 못했는데. 버스안에서의 시간을 그래도 나름대로 보람차게 보내려고 영어책도 들고 탔는데 이러면 계획을 대폭 수정해야한다. 이어폰이 없는 사람을 위해서 출발 전에 팔기도 하던데($3) 그렇게 비싼 값은 아니다.
여행내내 우리의 지정석은 앞쪽 두 번째 자리가되는데 이유는 쉬는 시간에 빨리 내릴 수 있고 앞쪽 경치도 감상할 수 있으며 영화화면도 잘보이기 때문이라나..? 다른 사람들은 편하고 넓은 자리로 맨 뒤쪽 화장실 옆이라고도 하는데 단점은 승객들의 화장실 가는 멋진 광경을 계속봐야한다는것과 편하지 않은 냄새(?)를 계속 맡아야 한다는 것이겠지. 뭐 비위좋은 사람들은 상관 없겠다. -.,-
-이 멍멍이가 빠르게 달리기로 유명하다지..?
가는 중간중간 들리는 곳도 많고 휴식 시간도 많이 줘서 처음생각처럼 그렇게 고통스럽지는 않았다. 중간 기착지인 사스카툰에서는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약 40분의 쉬는 시간이 주어져서 씻고 두달전에 와봤던 기억을 되살려 식료품점까지 달려가서 몇가지 먹을거리 ($2.18)를 사왔다. 두달만에 다시보는 사스카툰이 얼마나 반갑던지.
-사스카툰 시내는 변한게 하나도 없더군(?)
역시나 썰렁해..~
.사스카툰에서 내리는 사람이 많아서 나리와 자리를 하나씩 차지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을 위하여...~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