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6월 11일 일요일 - Elevation Gain : 50m - Total ascent : +m/-m - Odometer : 104km - Total time : 7hour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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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부터 시작하던 비가 토요일은 하루 종일 부슬부슬 내린다.
어쩔 수 없이 토요일은 집에서 푹 쉬고 일기예보대로 일요일은 화창한 날씨여서 오랫만에 자전거를 타고 캘거리를 살살(?) 돌아보기로 했지만 역시 인생은 내 마음대로 안된다는 진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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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ker Park 에서 시작해 Bow River Pathway 를 타고 다운타운을 지나 Inglewood 를 넘어 남동쪽으로 내려가면 Western Irrigation Canal 를 만나게 된다.
캘거리 동쪽 도시 Chestermere 까지 약 30km 신호등 없는 평지 자전거 코스는 환상 그 자체다.
Suggested pathway routes in Calgary: http://www.calgary.ca/CSPS/Parks/Pages/Pathways/Pathway-routes.aspx
Topo Map
Google Map
Elevation VS. Dist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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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하루종일 내렸던 비가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일요일 아침 상쾌한 공기가 가득하다.
이른 아침 Baker 공원 넓은 주차장은 한가하다.
캘거리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원으로 주저없이 선택할 수 있는 이유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조용하고 자전거나 산책하기에도 알맞은 거리에 경치도 좋기 때문이다.
물과 점심을 챙겨 넣고 Baker 공원에서 윗쪽으로 올라가 Bow 강 반대편 Bowness park 를 지나 다운타운까지 가기로 한다.
Stoney Tail 다리를 지나간다.
다리 밑에서 본 엄청나게 불어난 강물이 좀 무섭다.
원래 약한 에메랄드 빛 강물이 지금은 흙탕물이 되었다.
Bowness park 안의 작은 저수지는 평온하다.
남쪽으로 달려서 Bowness park 를 벗어나면 자전거길은 동네안으로 이어진다.
길이 좋지 않고 차나 집들때문에 흥겨운 자전거 시간은 아니다.
Bowness 동네를 벗어나면 다시 Bow 강 자전거 길로 재합류.
이제부터 자전거길을 따라 막힘없이 다운타운까지 가면 된다.
내려가다가 생각을 바꿔 Edworthy park 쪽으로 다리를 건너 반대편 자전거길을 타고 내려가기로 마음을 바꿨다.
철길을 따라 다운타운까지 가게 되는데 예전 조깅할때는 다녀봤던 길이지만 자전거로는 처음이다.
반대편길보다 약간은 한가하고 숲길도 많아서 조깅이나 자전거타기에 딱 좋다.
드디어 다운타운 도착.
캐나다 150주년 기념으로 Prince's Island Park 에 조형물을 설치해 놓아 마침 한가로운 일요일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의 좋은 사진 명소로 이용된다.
GPS를 보니 이곳까지 딸랑 20여 km다.
왕복을 해도 50km도 안될 것 같아서 다운타운을 지나 좀 더 내려가 보기로 했다.
차이나타운 앞의 River walk.
노숙자들이 많은 곳이지만 오늘은 별로 보이지 않아 좋네.
계발이 한창인 East Village를 지나 Elbow 강과 Bow 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도착.
보통 예전에 이곳까지 카누를 타고 왔었는데 말이다.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조금 더 내려가보자하고 inglewood 를 넘어간다.
하지만 요즘 캘거리 동물원 공사로 주변 산책로가 모두 폐쇄.
조금 돌아서 가야하는 수고를 해야한다.
Inglewood 를 벗어나 전혀 몰랐던 Bow Havitatstation 에 왔다.
캘거리에 10년 넘게 살았지만 이런게 있는줄 전혀 몰랐네.
이곳도 공사중이였지만 울창한 숲길은 너무 마음에 들었다.
오른쪽에는 슾지도 많아서 다음에 아이들과 함께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향기로운 꽃향기를 쫒는 벌처럼 흥겨운 숲길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다 보니 어느덧 Ogden Rd. 와 2번 고속도로 교차점까지 왔다.
약 25km 지점인 이곳에서 반대편 Bow 강 자전거 도로를 타고 다시 Baker로 돌아가려고 다리를 건넌다.
그런데 다리위에서 뜻하지 않게 엄청나게 멋진 운하 자전거 도로를 발견.
사람들도 전혀 없어서 신나게 자전거 타기에 딱 좋아 보여서 저절로 몸이 먼저 들어간다.
어차피 여기서 돌아가면 왕복 50km 정도여서 한 10km 정도만 더 타고 가보자 하는 마음으로 들어선 Western Headworks Pathway.
2번 고속도로에서 3km 정도 와보니 자전거 길이 61ave 에서 막혀있다.
여기서 돌아갈까 하고 고민하는 사이 반대편에서 자전거를 타고 온 사람들이 몰려온다.
쩝~ 그러면 나도 계속 가볼까 하고 무조건 직진.
요상스러운 창고와 공장을 지나니 어느덧 캘거리를 벗어나 버렸다.
전형적인 캐나다 농촌 도시로 변환 풍경.
이곳에 앉아 점심을 먹고 돌아가기로 한다.
점심을 먹고 돌아가면 왕복 80km 코스가 되는데 지도를 보니 여기서 Chestermere 까지 약 10km 만 더 가면 된단다.
어라~ 이렇게 된거 그럼 조금만 더 가서 Chestermere 호수에 발이라도 담그고 가야겠다는 괜한 고집이 생긴다.
그래서 직진.
열심히 힘겨운 패들을 돌리며 도착한 Chestermere Lake.
Baker Park 에서 이곳까지 50km 인력의 힘으로면 왔다.
나도 Chestermere 사람들처럼 호수에 앉아 멍을 때리다가 머나먼 길을 돌아가야하기 때문에 아쉽지만 일어섰다.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는 긴 여정이 남았다.
왕복 약 60km의 운하 자전거 길을 마치고 드디어 다시 캘거리 입성.
운하길이 북쪽으로 꺽이면서 Max Well Centre 까지 이어진다.
Max Well Centre 에서 끊어진 운하길은 이제 다시 2번 고속도로를 건너 Bow 강으로 이어진다.
캘거리 동물원에서 다시 끊어진 자전거길 때문에 돌아서 가야하는데 엄청난 거리에 무아지경에 이른 나는 생각에도 없던 Nose Creek pathway 를 타고 북쪽으로 달리고 이었다.
정신을 차렸을때는 이미 40 ave 까지 올라와 버렸다.
너무 힘들어서 버스를 타고 갈까 하다가 이왕 이렇게 된거 100km를 딱 채우자는 심정으로 복잡한 도로를 벗어나 다시 Bow 강 자전거 길을 찾아 Confederation park 를 통과해 내려간다.
다행히 14st에 새로 만들어 놓은 자전거 도로를 타고 신나게 내려와서 Bow river pathway 에 합류.
그리고 마지막 젖먹던 힘까지 쏟아서 장장 7시간의 100km 대장정의 자전거 여행을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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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않은 갑자기 훅 다가온 캘거리에서 체스터미어까지의 100km 자전거 여행은 힘들었지만 새로운 모습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기회였다.
캘거리가 자전거 타기에 좋은 도시라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왕복 100km를 자동차도 신호등도 없는 강과 숲길로 이루어진 평지 자전거 길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기 힘들 듯 싶다.
캘거리에 살면서도 몰랐던 운하가 체스터미어까지 있는지도 이번에 처음 알았고 그 옆으로 아름다운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져 있지만 매우 적은 사람들만이 이용한다는 것에도 놀랐다.
이번 여행으로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나 자신에게도 캘거리를 더욱 사랑하고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 뜻 깊은 시간이였다.
이상.